지금 영국 런던에서는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어젯밤 채널 4를 통해 개막식 현황을 보여 주었지요. 저도 모처럼 TV에 눈을 고정하고 웅장한 개막식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답니다. 정말이지 그렇게 멋진 장면들을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물론, 미리 녹화된 필름을 방영했기 때문에 중간마다 보여주는 광고 분량이 적진 않았지만 안 보았더라면 후회할만한 아주 훌륭한 개막식이었답니다. "영국" 하면 먼저 문학이 떠오릅니다. 그 중, 제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저는 세계 명작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셰익스피어 동화집"을 읽으면서 자라왔으니까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서 당시의 식민지였던 '다이아몬드 광산의 나라'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대 문호 셰익스피어의 동화는 상상력과 창의력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품게 해 주었답니다. 물론 어린 저의 생각 속의 내면세계에서였지요. 오랜 세월 동안 그의 희곡에 나온 명대사들은 세기의 문필가들과 젊은이들이 마치 자신들의 지적 재산의 소유물인양 대화를 하는 도중에 한두 구절씩 읊조리거나 인용하곤 했지요. 또한 그의 작품을 영화화하거나 연극화한 것들, 은은하게 들려오는 감미롭고 아름다운 주제 음악들....... 아련한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답니다. 아~ 서설이 길었네요. 다시 런던 올림픽 개막식 이야기로 가야겠지요? ^^ 개막식은 처음부터 조명과 의상과 무대 장치가 범사롭지 않았습니다. 마치 시 공간을 초월하여 영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 주는 듯, 잠재적인 영국의 현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예술 작품에 투사하여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 시키는 것 같았거든요. 저는 나중에 어느 기자분께서 쓴 글을 읽고 나서 그 모든 것들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히트 시킨 "대니 보일" 감독의 연출이었다는 것을 알고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자국민의 위상을 떨어트렸다는 관점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 영화는 대작이었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제가 두 번씩이나 보았거든요. 개막식에서는 무수한 어린이 병상 침대와 간호사를 통해 보여준 영국의 의료제도, 산업혁명을 일으킨 일꾼들의 피와 땀의 발자취, 월트 디즈니 영화와 명화들을 묘사한 아기자기한 영화의 세계, 유명한 팝 아티스트의 음악과 춤, 수많은 유명 인물과 일반 배우들이 등장하여 멋진 배경과 함께 거대한 올림픽 공연장을 일 촉의 빈틈없이 꽉 메운 것 같았답니다. 현란한 듯 정연한 그 모든 세계를 송두리채 이해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흠뻑 취한 예술 속의 감성안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 물론 오랜 전통 왕실을 가진 국가답게 품위있는 조명과 아름다운 성화 점화식도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또한, 코미디 배우들의 코믹 제스춰와 007 제임스 본드를 투입한 코믹물도 감쪽같이 저를 속였지요. 엘리자베스 여왕이 헬리콥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렸는데 저는 진짜인 줄 알고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휴대폰으로 TV를 향해 셔터를 눌렀거든요! 아, 저런 속아버렸네요! ^^ 그녀는 가짜인 배우였답니다. 그 때, 진짜 여왕은 필립공과 함께 올림픽 경기장에 등장했습니다.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 뒤, 유쾌한 유럽스타일 조크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되었답니다. 객석에는 찰스 황태자와 카밀라 부인도 앉아 있고 엊그제 결혼한 왕손 커플과 동생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문득 다이애너비가 떠오르면서 잔잔히 애도가 되더군요. 그녀가 뭔 죄였는지....... 순수하고 세상 물정 모른 것도 죄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개막식으로 돌아가서, 드디어 세계 각국 선수들이 알파벳 순으로 입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정한 정장이나 고유 의상을 입은 선수들은 그 나라의 특색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지요. 저는 영화를 무지 좋아하고 어느 나라 영화든지 가리지 않고 다 보기 때문에 대충 각 나라 사람들의 생김새나 특징을 조금씩은 알고 있습니다. 눈에 익은 제가 아는 나라 선수들이 입장하면 마치 어린애처럼 재미있고 기뻤답니다. 외향적이고 호방한 기질의 국가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다른 선수를 목에 올려 태우고 등장했습니다. 물론 의상도 밝고 화려했지요. 한국 선수들은 점잖은 정장 차림으로 단정하게 입장하더군요. 문득 저는 늦게 나올 미국 선수들을 상상하며 나이로 보나 기질로 보나 그 친구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몸을 흔들며 나올 거로 생각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저의 예상과는 달리 미국 선수들은 넥타이와 머플러를 단정히 갖춘, 확실한 정장 차림에 공손한 모자까지 쓰고 등장하는게 아닙니까? 왜 그랬을까....... 아차, 영국은 미국의 모국과 다름없는 나라였던 것입니다. 일찍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와 귀화한 영국인들이 미국에서 자손을 낳고 뿌리내리고 살아 가면서 모국인 영국을 결코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미국에 나와 살고 있는 다수의 인종과, 코리안 아메리칸들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합니다. 어젯밤... 몇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런던 올림픽 세라모니를 감상하면서 감회가 새로운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웅장한,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고 권위적인, 의도적으로 연출된 거로 보이지만 정말 멋있는 개막식이었답니다. 제 생각에.... 만약 한국에서 국제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면 먼저 촌스러울 정도로 가장 한국다운 서정성을 선보이고 나서 조금씩 개발된 모습들을 펼쳐가며 전체를 자연스럽게 접목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에 가면 지나치게 세련되고 현대화되거나 눈에 익은 일상적인 것보다는 뭔가 새롭고 특이한 그 나라만의 독특한 개성에 더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입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세라모니! 비틀스의 "Hey Jude!"가 잔잔히 귀에 메아리쳐 옵니다. 감사합니다. Jul 28, 2012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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