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Saturday, November 17, 2012

2012년 11월















오늘은 11월 17일 토요일입니다.
물씬 익은 가을이 추웠다가 따뜻해 지곤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우리네 일상을 스멀스멀 깊숙이 파고들어 왔네요.

시간....
한번 가버리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 채칵채칵 소리 없이 지나가고 있어요.
우리네 인생도 흐르는 세월과 함께 한발 한발 여물어가나 봅니다.

어제는 문득 지금까지 깨닫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된 중요한 날입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이 있지요!
다른 산의 쓸모없는 돌이라도 내 옥돌을 가는 데 필요한 귀중한 돌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성찰을 요구하는 한시의 구절이자 사자성어입니다.

우리 인간은 주체적입니다.
사실, "나"가 존재하지 않으면 "너"와 "그들"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가 꼭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 태어나든지 자라난 환경과 교육, 경험과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는 남보다 많이 읽고, 보고, 배우고, 경험하기를 열망합니다.
보이지 않는 경쟁 시대에 사는 우리는 10년 후, 100년 후 전 세계의 주인과 나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엄청난 과학의 발달로 예전에는 선진국과 도시에만 누렸던 문명의 기기 혜택이 깊은 오지에서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가장 총명한 이들이 현재 과도기인 이 세상을 잘 이끌어 나갈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사랑스러운 후손들에게 훌륭한 유산을 물려 주겠지요.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완벽을 갖추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예로 저 자신을 돌아보면, (up....s~~ !! ^^ 정말 부끄럽지만 고백하겠습니다. 넓은 포용력으로 이해해 주세요~.)
저는 솔직히 좀 게으르고 영리하지 못합니다. 공부 잘하는 언니 오빠들 틈에 끼어 일류 학교에 다니지 못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답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원래는 제법 똑똑하고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중학교 시절에 약간 방황(?)하다가 그때부터 제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이따금 생각해 봅니다.
왜 그랬을까......
40여 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난 이제야 한 가닥 자락이 잡힙니다.
제 성향이 한두 가지에는 깊이 몰두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에 분산되면 이것도 저것도 잘하지 못하는 특별한 성향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여러 교과목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거지요.
한마디로 제 능력부족이었습니다.

한국의 정서상 일단 학교가 첫 번 관심사지요.
정말 저는 한국에서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저의 내면에서였지요.
제가 워낙 밝고 외모를 잘 치장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은 잘 모릅니다.

그리고 25년 전에 외국으로 나와 다 잊고 살고 있는데 세상이 바뀌니까 인터넷이 발달하여 또다시 급류에 휩쓸리게 되었네요.
그동안 저는 한국과의 통신 교류가 활발해질 거라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미국에 눌러앉아 살거로만 생각하고 학위보다는 실속있는 실기 위주로 엄청나게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무수한 간접적인 입방아 속에서 (입방아라지만 한국 해커들이 쓴 인터넷 간접기사입니다.) 참 쓸쓸하고 외로웠습니다.
가슴 속으로 피눈물도 많이 흘렸답니다.

미친 듯이 실기 공부에 몰두해 전문가가 되기까지 저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바쳐 혼신을 다했는데 소리 없이 지적 재산권은 카피해가고 제 험담은 가벼운 이야기로 묘사되곤 했습니다.
씁쓸한 행동을 하는 그들의 태도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도 안 나왔지요.
사람마다 역량이 따로 있고 능력이 제각기 다른데 대체 뭘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지요.
예술가에게 지적인 것을 흠잡는 노래를 하니까요.

그런데.......
어제사 그 이유를 찾았답니다.
왜 나에게 태클을 거는지....
우연히 본 한국 방송 프로에서 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을 보고 문득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
그냥 심심풀이로 본 오락 프로에서 피부로 못 느끼던 저의 과거와 현재의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상황과 내용은 전혀 다르지요.)
순간 저는 반갑고도 슬펐답니다.
슬프다는 말은 제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한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지금까지의 많은 것을 비워야 하는데...
결코 쉽지만은 않은데...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게는, 무척 어려운 난제입니다.

일단은 모든 이유를 어제 비로소 깨달았고, 현재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인간은 사고하는 동물인지라 제게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시간.......
뭔가를 정리하기에는 많은 세월 동안 쌓아온 것이기에 너무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날이 더 길지 않은 지금
비우는 연습이 아닌 실행을 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문득 한용운 님이 쓰신 "님의 침묵"의 시구가 떠오릅니다.
맨 아래 연중, 윗글과 아랫글의 순서를 바꿔 읊어 봅니다.

--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

언젠가 비 오는 날 밤에, 친한 친구와 함께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와인 한 잔 하면서 읊고 싶습니다.
님...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고 제가 오랫동안 간직했던...
그런데 나를 많이 방해했던...
내가 무지 사랑했던.......

그래서 어제 저는 슬펐답니다.


자아~ 각설하고
유형이는 참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랍니다. ^^
현명하게 잘~ 이겨낼 것입니다.

이제, 11월이 성큼 중순을 넘어섰습니다.
올가을, 겨울은 모든 이에게 무척 중요하고 의미 있는 해인 것 같습니다.

따뜻한 털실로 짠 목도리가 그리워지는 계절!
여러 코를 모아 한 코로 마무리하는 멋진 뜨개질처럼 우리 독자님 하시는 일들이 꼭 잘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시고 맑고 바른 생각으로 힘찬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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