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네요~ 요즈음엔 페인트를 칠하느라 주중에는 운동갈 겨를도 못 내고 있답니다. 아이가 옮길 집이 오래되어 유리 창가에 흰 페인트를 입히고 있거든요. 이제 80%는 끝나고 있습니다. 막상 집일을 해보니 장난이 아니네요~ 테이프를 창틀 옆에 붙이고 초벌 칠하고 다시 재벌 칠하고.... 테이프를 뜯고 난 뒤, 잘못 칠한 곳은 수정하고....... 덕분에 구형 녹음기를 틀고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옛 명시들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들었습니다. 모처럼 좋은 시간이었지요. 소월에게도 빠져보고 이백에게도 빠져 보고 법구경 구절을 심오하게 새겨도 보고 하이네와 러셀의 명언에 귀 기울여 보고....... 메말랐던 저의 내면세계에 푸근한 정서를 흠뻑 안겨 주었답니다. (근데 팔이 좀 아프네요 ^^ ) 요즘 시대에 웬 구형 녹음기? 하실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래 전에 한국에서 가져온 테이프들을 지금껏 버리지 않고 이따금 듣곤 합니다.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제게는 아주 귀한 것들이거든요. 물론 30년 전에 가져온 피아노 악보도 지금껏 보관하고 이따금 연주하기도 합니다. 프로처럼 잘 치지는 못해도 제가 워낙 음악을 좋아하기에 꾸준히 연습합니다. 기초 재즈를 비롯해 가요나 쉬운 명곡도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이따금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 시간을 갖고 싶어 하지요. 그럴 때, 취미로 악기 연주가 좋다고 봅니다. 먼저 피아노를 익히면 다른 악기도 조금씩 다루게 되지요. 유월이 벌써 중순입니다. 주위에서 세 명이나 이사를 합니다. 동시에요.... 저희도 옮겨야 했는데 아직 한 곳에서 삽니다. 제가 결혼한 뒤로는 안전 주의자가 되어 버렸네요. 볼모로 얘를 둘씩이나 낳고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답니다.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은 아마도 같은 생각이실 거로 봅니다. ^^ 녹음이 점점 짙어가고 있습니다. 녹색은 물감 중에서도 얼룩이 잘 생기는 색이지요. 여러번 연습하고 조심하게 잘 다루어야 원하는 색상을 얻게 됩니다.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모두 건강하시고 참 지혜를 고루 나눌 수 있는, 밝은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13일 *** 안경희 (유형) 올림 *** |
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Tuesday, June 13, 2017
명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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