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Friday, January 24, 2020

2019 음력(陰曆), 기해년(己亥年)을 보내며....






2020년 1월 24일 10시 35분, 음력 섣달그믐날 밤입니다.
60년 만에 맞이한 기해년(己亥年)....
참 의미 있는 해(年)였습니다. 
흡사 제 초년부터 20대까지의 과정을 1년 동안 한 번에 다 겪은 느낌이랄까요, 새해를 맞이하며 후울 훌 털고 잘 가라고 인사하고 싶습니다. 다사다난했지만 제가 태어난 생년이라 제게는 소중한 해(年)니까요.

2019년 초, 저는 좀 설레었답니다. 3월이면 60세 생일이자 회갑이 되거든요. 
'소박하게 가족끼리 밥 한 끼 먹고 여행이나 다녀오자'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가족이 아파 일을 쉬고 집에 있게 되었어요. 한국도 안 나가고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던 저의 계획이 물거품 되는 순간이었지요.
'이런 일이  왜 생길까?'
아픈 사람 곁에서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래도 큰 그림은 그렸습니다. 
저의 숙원이던 알래스카를 가서 많이 보고 느끼고 오고 난 뒤, 바로 아픈 사람의 숙원이던 옐로우스톤 캠핑을 떠나 미대륙을 횡단했으니까요.
얼핏, 여행하니 좋겠는데 왜 아닌 것처럼 표현하나 의구심을 가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쉬면서 하는 여행과 의지와 다른 여행은 많은 차이가 있답니다)

캠프에서 돌아오니 제가 주관해야 하는 중요한 집안 행사가 또 기다리고 있었어요. 잠도 설치며 일을 마치고 나니 11월에 한국에서 결혼식 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1주일간 한국에 나가 홀가분하게 돌아다니며, 한 해 동안 정신없이 시달린 심신을 달래주고 쉬어야지 생각하며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구순이 넘으신 친정어머니께서 갑자기 다치셔서 비행기표 날짜를 며칠 더 연장해 한국에 가게 되었어요. 
결혼식 전후 날을 제외하고는 어머니 곁에만 있다가, 미국 오기 하루 전날 아버님 제사까지 모시고 왔습니다. 
회갑 해에 한국에 나가 여행 한번 안 하고 그냥 온 거지요.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는 나이 드신 다른 형제들에게 미안해서 그런 거니 시차로 힘들고 피곤해도 마음은 편했습니다.
다시 미국에 돌아왔는데.... 시차가 채 깨기도 전에 지인의 아드님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12월 말이었지요.

마음 아픈 시간이 흐르고, 2020년 양력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힘들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배우거나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책과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합니다. 머리와 손을 좀 쉬지요.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객관적으로 다른 것에 몰두하면 재충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왜 정신 못 차리게 바쁜 한 해를 보내야 했을까.... 
시간적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손실을 함께하는....'
어제, 쉬운 퍼즐 게임 한 개를 끝냈는데 문득, 인생은 퍼즐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꼬여도 잘 맞춰야 하는....
게임을 하면서 때로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이 떠올라 나름 감탄하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손자병법(孫子兵法)의 구절은 고사하고 (孫)이라는 글자도 생각나지 않더군요. 
이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1주일 전에,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
.
12시 32분
이제 기해년(己亥年)은 가고 경자년(庚子年) 음력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쩌면 기해년은 제겐 사랑과 같습니다. 
영과 육이 하나 된 제대로 된 사랑은 단 한번도 하지 못한....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그리 보이지 않는....
차암 실속 없는....

자아~ 60세 넘은 할머니,  푸념 그만하셔야겠죠? ^^
지난해, 
알게 모르게 저를 축하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절 올립니다.
유형이는 밝고 씩씩하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수호신처럼 나타나 주는 환상의 친구님
밉게 굴어도 군소리 많이 해도 유형이를 떼지 못하시는 친구님
곰살맞게 굴지 못해도 이해를 바랍니다.
늘 발전하시고 건강하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부자 되세요!"

감사합니다.

                       2020년 1월 25일 음력 정월 초하루에

                                *** 안경희 (유형) 올림 ***
                    
                                      







" 엄마의 잔치국수 "


" 시 모음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