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Wednesday, August 21, 2013

여름 막바지에 건강하십시오!



















~ 어느 날,
타핑을 고루 얹어 맛있게 구운 피자 한 개가 산을 내려갑니다.
둥근 피자는 거친 산비탈을 데굴데굴 잘도 굴러 갔지요.
한참을 내려가던 피자는 문득 지루해져 뒤를 돌아봅니다.
그런데 함께 내려오던 떡과 쿠키와 빵이 산을 내려오다가 산짐승을 만나거나 나뭇가지에 걸리면서 더디게 내려오는게 아니겠어요?
급히 구르느라 아무 것도 보지 못했던 피자는 떡과 빵들이 재미있게 보였습니다.
피자는 잠깐 멈춰 자기를 한 조각 잘라내 버렸어요. 그리고는 다시 산 아래를 향해 굴러갑니다. 한 조각 떼어 나간 피자는 구르던 속도가 줄었지만 다른 떡과 빵들처럼 천천히 산을 구경하며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산짐승에게 쫓기기도 하면서 산을 내려갔답니다. ~


오래전 어느 분께 들은 "피자 이야기"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지요.
제 경우는 아마 큼지막한 타원형 쿠키인 것 같습니다. ( 맛있는!! ^ㅍ^ )
얼핏 둥글게 보이는데 정상에 도달하기가 한참 더딘 걸 보면요.
늘 새롭게 노력해야 했던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외국에 살다 보니 때로는 체력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일과가 생기기도 했지요. 혼자서 끙끙 한바탕 앓고 다시 일어나 천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활합니다.

위선이었을까....
생각해 보지만 '팔자려니~~ ' 하고 스스로 위안하면 참 속 편해집니다.
내 운명이니까 어디다 탓할 수 없고 혼자 감수해야 하니까요.
우리 독자님께서도 힘이 드실 때 '팔자려니~ '하고 위안하시면 저처럼 속편해집니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지나친 기대를 안 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혼자 독하게 우뚝 서게 됩니다. 사막의 부초처럼....


오늘은 문득 "외로움"을 생각해봅니다.
"행복", "즐거움".... 듣기만 해도 멋진 말들을 제쳐놓고 왜 "외로움"이란 말이 와 닿았는지 저도 모르게 미소가 나네요.

고독과 외로움....
솔직히 민생고를 해결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사는 사람들에겐 엄청나게 사치스러운 단어지요.
그러나 인간은 감성의 동물인지라 타인과 나 자신을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때 외로움을 갖게 됩니다.
돈, 지위, 외모, 사회나 가족생활, 친구, 능력 등....

그리고 특별히 외로움을 잘 타는 성향이 있습니다.
저도 그들 중 하나라 너무 잘 압니다.~ ^^
외로움을 탈출할 방법은 일단 바쁘고, 마음 비우기를 많이 해 기대를 적게 하면 됩니다. 타인의 역량과 내 역량을 정확히 구분하고 확실히 인정할 때 순간 외롭더라도 쉽게 힐링이 되지요. 자신을 바로 보게 되거든요.

저는 좀....
아예 외로움을 즐기는 타입입니다.
늘 외로움을 느끼진 않지만 이따금 외로울 땐, 내면적으로 무섭게 냉철해지며 취미 활동을 찾지요. 그리고 몰두합니다.
아마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주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성향이었을까, 욕심이었을까....
잘 모르겠지만 형제 많은 가족에서 부모님 관심받기를 은근히 원했고 공주병도 심했거든요.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이제는 저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게 된 거지요.

사랑....
제게는 좀, 사치인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일방적인 관심은 솔직히 성격이 밝은 여자들에겐 늘 있는 일이지요. 현실성과 진실성에 관계없이 말입니다. (미안합니다.)

어젯밤에는 문득 제 책 "달빛"을 다시 봤습니다.
제가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 어휘가 매끄럽진 않지만 예술을 하는 이처럼 책이 예쁘게 편집되었고 내용도 지성적인 사람이라면 정서적으로 공감하며 읽었을 거로 확신합니다. 글쓴이(저를) 잘 알고 제 예술 세계를 이해한다면 감성 깊은 서정의 세계로 인도되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
주요 언론에서 저를 홍보해주지 않았는데 새 책의 세계를 보니 직접 돈을 내고 홍보해야 하는 것을 늦게 알았습니다. (제가 언론 운운하는 것은 기자님들께서 보고 계신다는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몇몇 신문사에서 제 책을 소개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처음이라 잘 몰라서 실수가 잦았는데 이해해 주십시오. 고마움은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습니다.

외로움...
근래에, 책을 내고 행복했고
책이 잘 나가지 않고 방해를 받아 외로웠는데 "달빛"의 멋진 주인공들!
제게는 정말 최고의 멋진 주인공들을 한글을 많이 쓰지 않는 외국 생활을 하면서 제가 묘사했다는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런 주인공을 글에서 만난 게 제겐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 설정이 안 되었더라면 소설이 나올 수 없었으니까요.
아직 발표하지 않은 판타지 소설도 멋진 캐릭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구요~ . 두 번째는 실수하면 안 되겠죠? ^^)


외로움이란 단어를 주제로 쓰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네요~
자아~ 피자 님들!
외로워하지 마세요.
너무 빨리 성취해 일부러 한 조각 떼고 가시느라 외로우신 거지요?
성취 한 번 못해 더디게 가는 쿠키도 있답니다.
아! 저런,
주위를 둘러보니 질퍽한 떡과 각양 각색의 빵들도 있네요.
흐이구~ 너무 예쁜 케잌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좁쌀도 있어요.
그들은 산에서 부딪치고 먹히느라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없답니다.
어차피 모두의 종착역은 산 아래....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땅에 왔다가 언젠가 가야 하는... 불변의 진리이지요.

길지 않은....
그러나 짧지도 않은 우리네 인생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씩씩하게 순환하며 살아가야겠지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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