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Friday, November 23, 2012

추수 감사절 터키


어제는 미국의 추수 감사절인 "Thanksgiving Day"였어요.
한국으로 보면 추석이지요.

미국에는 가족이나 친지가 모여 터키를 구워먹거나 저녁을 준비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과 멀리 있거나 일을 하는 경우, 혼자 또는 주위 친구들과 함께 추수 감사절을 보내기도 합니다. 명절을 혼자 맞는 분께 따뜻한 날이었기를 생각해 봅니다.

저는 해마다 터키를 굽곤 하는데 맛을 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준비하지만 오랫동안 한국 입맛에 길든 저로서는 먹기가 쉽지 않더군요.

11월이 돌아오면 TV Cooking 프로와 도서관에서 요리책을 빌려다 터키 굽는 법을 열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여러 해 동안 많은 궁리 끝에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국식 입맛에 맞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다름 아닌 양념을 가미할 때 한국 양념을 사용하면 우리 입맛에 맞는 터키가 구워지지요.
물론 요즘엔 누구나 외국 음식에 익숙해서 일반 레시피를 사용하셔도 맛있게 잘 드시는 걸로 압니다.


*** 가정마다 다르시겠지만 저의 터키 굽는 법입니다.

먼저 냉동 터키는 하루나 이틀 전부터 해동시켜 완전히 녹입니다.
깨끗하게 씻은 터키를 종이 타월로 두드려가며 물기를 제거합니다.
손가락 끝을 터키 껍질과 살 사이에 집어넣고 밀어가면서 껍질과 살을 분리하는데, 전체를 분리하지 않고 군데군데 살과 껍질이 붙게 합니다.
보올에 마늘가루와 후춧가루, 소금을 잘 섞습니다. (소금은 약간만 넣어 짜지 않게 합니다.)
손끝과 손가락에 가루를 묻혀 터키 껍질 안에 손을 넣고 터키 살에 골고루 바르고 내장 안과 살 전체에 양념 가루가 잘 묻게 바릅니다.
바늘에 실을 꿰어 목 부분과 항문 부분의 터진 껍질을 잘 아물려서 꿰매 줍니다. (시간과 내공이 좀 필요합니다.)
두터운 실로 터키 모양은 잘 잡아 실을 돌려 가며 묶습니다.
녹인 버터를 솔에 묻혀 터키 몸통에 고루 바르고 호일 팬에 넣어 450도 F로 예열 된 오븐에 1시간 굽니다.
흘러내린 버터와 소스를 터키에 고루 끼얹고 350~ 360도 F로 터키 크기에 따라 3~ 5시간 굽니다.
1시간 간격으로 터키에서 나온 소스를 큰 스포이트로 빨아내 터키에 끼얹어 주고 바닥의 소스는 다시 뽑아 그릇에 담아 기름을 분리합니다.
터키가 다 구워지는 동안 그레이비를 준비합니다.

팬에 약간의 버터를 녹여 다진 마늘, 다진 양파, 다진 파를 넉넉히 넣고 볶습니다.
소금을 약간 넣고 더 볶다가 기름을 제거한 소스를 넣고 끓입니다.
밀가루(소스의 양이 많으면 녹말가루)를 물에 개어 소스에 넣고 잘 저어 푹 끓인 후,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레이비 양이 모자라기 때문에 절반은 스토어에서 만들어진 그레이비를 사다가 섞습니다.)

스터핑이나 다른 음식은 기호에 맞춰 따로 준비하시면 되지요.
그래도 크랜베리 소스는 꼭 곁들여 먹는 게 터키를 먹는 기본 방식입니다.
저는 원통형의 젤리 타입의 크랜베리 소스를 가로로 잘라 준비합니다.
그리고 조미료를 사용하시는 경우, 가루를 섞은 파우더에 쇠고기 다시다를 조금 섞어 터키 살에 바르고 구우면 터키 맛이 거의 한국 음식으로 바뀝니다.

제 방식이 좀 번거롭긴 하지요? ^^
시간도 더 걸리구요.
그런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답니다.


이제 11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제가 가고
오늘이 오고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옵니다.

우리네 인생(人生)....
날씨처럼 계절처럼 지나갑니다.

날씨....
어제는 정말 화창했는데 오늘은 바람이 불고 차갑네요.
하루 사이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되는군요.

계절....
계절은 안 바뀌지요.
날씨가 기복이 있더라도 계절은 꼭 돌아옵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네 사는 인생사(人生事)지요.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좋은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