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Monday, February 17, 2014

어느 외국 부인의 슬픈 이야기



안녕하세요~ !
어느덧 2014년이 훌쩍 다가왔습니다.
저는 지난 1년간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느라 제 홈에 글을 올릴 여유조차 없었나 봅니다.
원 세상에.... 거울을 보니 2013년 한 해를 보낸 느낌이 마치 5년을 보낸 것 같아요.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와 공기가 무척 건조하기도 했거든요.

우리 독자님들께서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
요즈음 소치 올림픽과 이런저런 나라 안팎의 새로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모쪼록 한국과 미국이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내기를 마음 속 깊이 기원해 봅니다.

문득, 몇 달 전 인상 깊게 읽은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미국에 이주한 외국 여성이 영어로 쓴 글이라 정확한 독해는 어렵지만 80% 정도는 이해하기 쉽게 차분히 쓰인 글이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글을 찾아보니 그만 지워져 버렸어요. 좀 아쉽고 애잔한 마음에 약간 요약해서 적어 볼까 합니다.




그녀는 식민지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조그만 나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가난한 나라지만 국민들이 부지런해 국가가 조금씩 성장을 하던 중, 외국인 남편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해 옵니다.

난생처음 겪는 외국 생활에서 그녀는 열심히 일하며 살았습니다. 결혼 당시, 남편의 나이가 어려 경제적 능력도 없고 물려받은 재산도 없이 맨손으로 개척해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식당에서 잡일도 하고 아웃 마켙에서 물건도 팔아가며 어린 아이들과 가족의 생계비를 보탰지요.
몇 년이 지나자 수입이 시원찮던 남편이 드디어 새 직장을 찾아 도시로 이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아이들을 맡기는 데이케어 비용이 자기가 일해서 번 돈보다 더 많다는 걸 알고 육아에만 전념합니다. 시간이 많아지자 그녀는 부업으로 집에서 자잘한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게 되었지요.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해 학교에 가자 그녀는 더욱 열심히 액세서리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이 필요했거든요.

세월이 흐르고 그녀는 정말 멋진 액세서리를 만드는 기술자가 되었습니다. 문명도 더불어 발달해 인터넷이 일반에게 보급되기 시작했지요. 우연찮게 그녀는 일찌기 인터넷을 배우게 됐어요. 그리고 자신이 만든 액세서리를 사람들에게 알려서 팔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점점 자랄수록 돈이 더 필요했거든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액세서리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녀가 영어 사이트가 아닌 새로 생긴 그녀 나라 사이트에 사진을 올린 게 그만 문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그녀는 아무런 짐작을 할 수 없었고 앞으로 닥칠 일들을 상상 할 수도 없었지요. 당시, 그녀의 나라는 경제가 붕괴하여 부도가 나고 망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액세서리를 팔던 곳에 물건을 갖다 주려다 대형 교통사고를 냅니다. 차는 완전 박살이 나고 크게 다쳐 2년 동안 병원에 다니게 되었어요. 겨우 목숨만 건진 거지요. 무서운 우울증에 빠진 그녀는 죽고 싶지만 철없이 자라는 어린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을 쳐다보면 죽을 수도 없는 처지였어요.
하루는, 문득 누군가 자기를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따금 인터넷 기사에 오르기도 했거든요. 물론 미국 사이트가 아닌 그녀 나라의 사이트입니다. 그래서 공장직 기술자인 남편에게 말하자 그는 그녀에게 미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답니다. 그녀의 남편은 컴맹이었거든요!

사고에서 몸이 차차 회복되면서 그녀 주변에서는 점점 이상한 일이 생겨납니다.
멀쩡하던 집 옆의 슈퍼마켓들이 없어지는가 하면 전혀 터무니없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오고,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들이 반항하면서 성적이 뚝 떨어지고.... 지금까지 순조롭던 모든 것들이 역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집에는 끊임없이 손님들이 찾아와 그녀를 육체적으로 피곤하게 하고, 시간을 많이 빼앗고, 경제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 생활을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이상한 일은 그녀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도둑맞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거였습니다. 언제부턴가 그녀가 만든 액세서리가 안 팔리면서 비슷한 다른 액세셔리가 판을 치는 것이었어요. 그것도 그녀의 나라에서....... 그리고 뭘 해도 잘 안되고 자잘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었어요. 예전에는 뭐든 노력하고 고생하면 반드시 그 댓가와 보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전혀 역방향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주머니에는 돈이 모이지 않았지요.
때로는 전혀 예상치 않던 일에 휩쓸려 죽을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차를 운전할 때는 누군가 따라 오는 것 같고 이따금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맞닥치기도 했습니다. 자연 주변 사람들과는 고립되었지요. 그녀의 남편은 극도로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바뀌고 돈을 조이며 심지어는 외도도 했습니다. 화가 난 그녀가 이혼하려 했지만 교묘하게 이혼이 비켜가고 정신적인 고통만 가중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그녀 나라에서 온 손님은 끊이지 않고....... 그녀는 심신이 거의 말라 죽는 지경이 되었지요.

문득 어느 순간 바뀐 모든 것들.......
그녀는 찬찬히 과거를 되돌아봤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곰곰이 생각하니 첫째 철없이 덜컥 외국에 나온 게 잘못이고 두 번째는 자신을 너무 노출시킨 게 문제였습니다. 세상의 뭘 믿고....

나중에 그녀가 천신만고 끝에 알고 보니 그녀의 나라에서는 산업 스파이를 양성해 컴퓨터와 위성을 통해 외국의 교포나 사람들을 원격 뇌 조종하여 생각과 아이디어를 알아내 본국으로 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생각도 조종해서 실험 삼아 어느 집단이나 기업에 투입시켜 일하는 과정을 관찰해 역시 본국에 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늘 가슴 아리게 그리워하던 조국의 무서운 희생양이 된 그녀.... 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게 그녀의 죄였나 봅니다.
그동안 주위에는 멀쩡한 사람들이 벌컥덜컥 암으로 쓰러지거나 죽고, 금슬이 좋지 않더라도 무난히 살던 친구, 친지 부부들이 서로 앙숙처럼 싸우거나 헤어지고, 참하고 총명한 아이들이 어처구니없는 사람과 짝을 맺거나 사귀다가 헤어지고.... 예전이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났던 것입니다.




참 슬프고도 무서운 이야기지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외국 교포를 조종해 본국의 산업 스파이로 이용하는 그 나라.......
이렇듯 망연자실에 빠진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저는 두 번째 이야기를 읽으려고 그녀의 블로그를 찾았지만 그만 사이트가 없어져 버렸네요! 좀 아쉽습니다. 모쪼록 그녀가 그녀 나라 산업 스파이들의 조종에서 벗어나고 고생스러운 외국 생활에서 삶의 활력을 되찾아 원래의 희망찬 그녀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봅니다.

설마, 우리 한국은 국가적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는 않겠지요?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원격 뇌 조종해서 이용하거나, 도와주지는 않을지라도 인생을 방해해 정상에서 떨어뜨리는....
그녀 나라 사람들처럼 몰지각한 행위를 지시하거나, 또 그런 일들을 지시한다고 돈을 받고 따르는 사람은 결코 없을 거라고 봅니다.
희망차고 활기있게 선진국으로 도약해가는 나라니만큼 대한민국은 자존감을 지키는 나라이고, 모든 국민과 교포가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갖고 자부심 있게 살아가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일 거로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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