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Monday, October 15, 2012

변덕스러운 날씨






어제는 날씨가 무척 변덕스러웠습니다.
해질 무렵이었는데 짙은 먹구름이 거대한 휘장처럼 온 하늘에 드리우더니 갑자기 세찬 바람이 나뭇가지를 뒤흔들며 비가 쏟아지는 것이었어요.

모처럼 빗소리에 기분이 차분해진 저는 음악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채 5분(?)도 되지 않아 비가 뚝 그치고 햇살이 환히 내리쪼이기 시작하는 거에요. 밖을 쳐다보니 검은 먹구름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전형적인 푸른 가을 하늘에 새하얀 뭉게구름이 잔잔히 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머쓱해진 저는 조금 전 왠지 센티하던 기분은 가시고 '날씨가 변덕스럽네~ '라고 구시렁 거리다 보니 다시 진회색 먹구름이 마치 무거운 휘장처럼 온 하늘을 뒤덮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다시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밤이 오자 바람이 몹시 불었습니다.
세찬 바람에 뒷마당에 세워둔 운동 대가 휘청거리며 넘어질 듯 흔들렸는데 예전에는 바람이 불 때마다 운동 대가 자주 넘어져서 제가 아예 커다란 맷돌을 발견해서 굴러와 눌러 놓았더니 다행히 그 후로는 넘어지지 않았어요. 아마 맷돌을 두어 개 구해서 확실하게 눌러 놓으면 더 튼튼할 것 같습니다.

어젯밤...
깜깜한 밤중에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문득 산다는 게 뭔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생 - 삶 - 지나온 날 - 앞으로 살아갈 날들.......
엄청난 숙제지요.

우리 독자님께서는 산다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 제가 한번 우문(愚問)을 해봤어요.
현답(賢答)을 기대하면서요!
조촐한 저의 홈을 방문하시는 제게는 정말 고맙고 소중한 분들께 말입니다.

과연 산다는 게 뭘까요?
아마 보통 사람의 답은 ....... 라는, 가장 일상적일 거로 봅니다.
철학자나 꿈이 많은 이의 답은 ......? 일 거구요,
예지력이 명확한 이의 답은 ......! 이겠지요.

저는 철학자나 꿈이 많은 이가 아니고 더군다나 예지력이 뛰어난 이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아줌마고 보니 .......가 답이네요. ^^
어릴 적부터 형제 많은 가정에서 태어나 여러 사람 속에서 두리뭉실 섞여 자라다 보니 평범할 수밖에요~ .

제 성향이 어느 글이나 가리지 않고 읽기를 좋아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외모가 좀 맹하다 보니 아무도 저를 지적(知識)이라고 보지 않네요. (u~ ps )
이 넓은 세상에 더불어 살아가기에는 다행이지요.
때로는 손해기도 하구요. 상대가 저를 가볍게 볼 때입니다. (저는 별로 안 가벼운데 말입니다~ . 뚱땡이 아줌마거든요 ^^)

지금은,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 것들....... 그런 것은 많이 초월한 상태입니다.
자신에게 정당하면 결국 대중에게 당당해지거든요.
만약 자잘하고 사소한 오해가 있다면 현명하고 정확한 시간이 해결해 주지요.
시간이라는 친구는 명판관입니다.

"천 냥 빚을 말 한마디로 갚는다."
라는 옛 격언이 있습니다.
말이란 뭔지...
글이란 뭔지......
참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저도 모르게 불쑥 내뱉는 말이 상대에겐 상처로 남을 수 있는데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그럴 때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생이 어렵습니다. ^^
한순간 무의식적으로 한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른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는 문명의 과도기인 현시대에 사는 우리는 자녀와 후손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는 제도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세월"이란 약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계절이 가고 세월이 더 지나면....
떨어지는 나뭇잎새에 옛이야기를 흘려 띄우며
그때는 참 젊었노라고...
"인생""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 바람이 몹시 불던 변덕스러운 어젯밤을 회상하며
두서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최희준 "하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