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Monday, December 31, 2012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Cooking Mom

"좋은말 모음"


2012년을 보내며...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2012년 마지막 날....
소리 없이 새해가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네요.

살다 보면 "세월"이라는 친구는 참~ 변함이 없습니다.
붙잡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세월이 오늘 지금 이 시간에도 어김없이 가고 있거든요.
우리네 인생... 삶... 뒤안길.......
어찌 보면 일장춘몽(一場春夢) 같지만 평범한 일상으로는 하루하루가 기~ 나긴 여정의 파노라마지요.

2012년을 보내며 지난 6일간의 크리스마스 여행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제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서 혹시나 독자 여러분께서도 외지를 여행하실 때,
"아하!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참고 하셨으면 하는 생각으로 적어 봅니다. ^^



2012년 12월, 얘들 아빠가 회사에서 20불 주고 구입한 도네이션 티켓이 미국 내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비행기 표 두 장에 뽑혔답니다.
원 세상에~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고 들뜨며, 크리스마스 휴가지를 미국 최남단 카리브 해의 조그만 아열대 섬으로 정했지요.
인터넷에 올려진 여행정보와 후기를 두루 살펴보고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멋진 4박 5일간의 "Summer Christmas"를 꿈꾸며 드디어 12월 21일 아침,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실었답니다.

비행기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를 거쳐 두어 시간 더 날아가 목적지에 이르자 창 밖에는 뭉게구름이 두텁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섬의 공항에 도착하니 어김없이 비가 내리더군요.
저희는 카 렌탈 스토어의 요구로 보증금을 낸 뒤 2만 7천 마일 달린 렌터카를 타고 빗속을 뚫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물론 비 때문에 창 밖 정경을 볼 수 없었지만 GPS를 따라 무사히 도착한 곳은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깨끗한 숙소였습니다. 방 안은 미국의 일반 호텔과 비슷했고 바닥은 카펫이 아닌 큼지막한 타일로 깔린 것이 특징이었어요. 2층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고 샤워하는 물은 바닷가의 연수라서 그런지 약간 미끈거리고 소금기가 감돌았습니다.

22일, 아침 일찍 다음 여행지로 출발하려고 차에 짐을 실으려다 깜짝 놀랐습니다.
렌터카 뒤의 오른쪽 범퍼가 떨어진 채 덜렁거리는 게 아니겠어요?
자세히 보니 이미 사고 나서 떨어진 범퍼를 제대로 고치지 않고 슬쩍 붙여 끼운 것이었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하! 보증금.... !
차가 망가지면 보증금에서 돈을 뺀다고 열심히 설명하던 그들이 떠올랐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퍼뜩 난 저희는 다시 렌터카 센터로 돌아가 항의했지요.
새로 바꿔준 차는 노 옵션이었습니다. 유리창도, 네 문의 잠금도 일일이 손으로 하는.... 그래도 작긴 했지만 잘 달리긴 했습니다.

오전 시간을 렌터카를 바꾸는데 소모되자 미리 계획해둔 여행 스케줄이 지연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숲 전경을 보고 천천히 섬 전역을 투어 하려고 했는데 밤이 금방 돌아왔고, 처음 가는 길이라 GPS로 빙빙 헤매다 새 도시를 찾아가지 못하고, 23일 새벽 세 시경에 다시 첫날 묵은 숙소로 되돌아왔습니다. (다행히 빈방이 있었지요.)
종일 시간을 길에 소모해 짜증이 났지만 카리브 해 아열대 섬의 경이롭고 아름다운 수풀 속 정경과 음식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23일, 아침을 먹은 후 계획을 바꿔 섬 전역 투어를 접고 근처 바닷가로 배를 타러 갔는데 바람이 세게 불어 배가 뜨지 못했습니다. 배는 타지 못했어도 느리고 한가하게 노니는 개들이 참 인상적이었지요. 거센 파도가 이는 바닷가를 구경하고 맥주 한 캔을 마셨는데 갑자기 몸이 무겁고 졸음이 쏟아져 숙소로 돌아와 오후 늦게까지 자 버렸네요.
(ㅜㅜ...~ 여행 가서 대낮에 낮잠을 자다니.... )

저녁이 되자 다시 바닷가로 나가 사람이 무척 붐비는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 나온 "옥토퍼시 샐러드"의 옥토퍼시가 통조림 문어 한 컵 정도를 잘게 잘라 무덤덤한 맛의 양념에 무친 것이었어요. 제가 야채를 원해 주문한 샐러드인데 야채는 없고 고소한 맛이 다 달아난 퍽퍽한 문어 살만.......
가격은 16불이었는데 원 세상에 바닷가에서 통조림을 사용하다니....
(음식이 늦게 나온 건 동양인을 약간 차별하는 듯....)

24일인 다음 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메리칸 플라자에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라 워낙 붐벼서 파킹할 곳 찾기가 어려웠지요. 플라자 안은 미국 백화점과 상점이 즐비했습니다. 가격도 큰 차이는 없었구요. 이 섬의 지리적 특성상, 남아메리카와 자잘한 아열대 섬들에 빙 에워싸여 있어 외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거로 보였습니다.

오후에 방문한 캣슬은 오랜 유적지의 장엄한 역사의 장을 보여 주는 듯 우람하고 거대하고 튼튼했습니다.
아마 제대로 캣슬을 살펴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릴 것 같은데 저희는 여정 때문에 두세 시간만 둘러봤습니다. 조그맣고 귀여운 도롱뇽들이 기어 다니며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더군요. 성곽 사이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정경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마지막 숙소를 옮긴 후, 깨끗한 모래가 깔린 다른 비치에 가서 바다와 파도 구경을 하고 돌아왔는데 새 숙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자꾸 팔 뒤꿈치 주위를 물었습니다. 호텔 직원들은 모기라고 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가렵고 따끔거렸어요! 물론 준비해간 약을 발랐지요.

25일 마지막 여행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 근처의 바닷가에 일출을 보러 갔습니다.
아! 저런.......!
오랜만에 본 경이로운 일출의 장관은 두 눈을 무아지경에 빠지게 했지요.
더구나 해 뜨는 위치가 오른쪽 측면이고 때마침 예쁜 양떼구름이 엇비스듬하게 하늘에 크게 누벼져 있어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드디어 해가 둥실 떠오르고 사면이 더욱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아뿔싸, 치워지지 않은 모래사장과 아름다운 대자연의 묘한 앙상블에 약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온 저희는 짐을 꾸려 렌터카를 돌려주고 공항으로 가서 가방 한 개를 부치고 달라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비행기 안은 세 사람이 앉았는데 제가 가운데 앉고 제 옆 통로 자리에 뚱뚱하고 덩치 큰 아줌마가 감기에 잔뜩 걸린 채 무려 다섯 시간을 곁에서 기침하면서 댈러스로 날아갔습니다.
현지시각 오후 3시 45분에 도착한 댈러스에 갑자기 큰 눈이 와 저희는 비행기 안에서 1시간이나 기다리다 내렸지요.

집으로 가는 비행기는 저녁 9시 이후로 늦춰졌다가 또다시 눈 때문에 취소되고 저희는 공항에서 지정해준 호텔로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하룻밤을 더 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화장품과 세면도구를 짐으로 부쳤기 때문에 제가 까무러질 지경이었어요!
솔직히 화장 안 한 민얼굴은 엄마도 몰라본다는 우스갯말이 있잖아요?
제 나이에 민얼굴로 공항에....... (u~~ ps....)
그날, 공항에서는 다음 날 아침 7시 비행기를 제시했지만 제가 피곤한데다 새벽에 일어날 자신이 없어 오후 1시 55분 행으로 바꿨습니다.
댈러스의 호텔에서 치약과 세면도구를 현금을 주고 샀는데 다음날 체크아웃할 때 숙박료에 적혀 있어 다시 고치고 집에 오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26일, 드디어 디트로이트로... 그런데 갑자기 디트로이트에 눈이 오기 시작해 아이가 미끄러운 길을 힘들게 운전해 비행장으로 저희를 데리러 왔습니다
그런데... 짐이! 짐이 안 보였습니다.
저녁 늦은 비행기로 짐이 도착한다는 직원의 말에 저희는 모두 집으로 갔다가 밤 10시경에 얘들 아빠와 아이가 다시 공항에 갔는데 짐이 없어졌습니다.
공항 직원들 말로는 아침 비행기로 짐이 먼저 왔다고 합니다.

제 짐은 어디에???
가방 안에는 그동안 갈아입은 빨래가 절반이고 신발, 화장품, 세면도구, GPS, 전자사전, 우산, 비옷, 사전, 컴퓨터 전화 카메라를 연결하는 각종 전선, 잠옷 등.... 하찮은 것 같지만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들어있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었지요.
다행히 랩톱이나 여권 등 귀중품은 손가방에 들어서 큰 피해는 없지만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났습니다.
원, 저런... 또 생각났습니다!
내 안경! 돋보기!! 선글라스!
그것들은 팔려면 돈이 전혀 안 되지만 새로 사려면 돈이 많이 들고 시간도 소비되고........
거기에다 건강 관리에 아주 철저한 제게 감기 기운이 보이며 머리가 지끈거리고 힘이 없고 콧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집에서 이 삼일 동안 탈레놀 먹고 이불 뒤집어쓰고 일부러 땀을 흘렸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생병 나기도 하나 봅니다.
무엇보다도 눈 오거나 밤 운전을 할 때 안경이 필요하고 책 볼 때도 돋보기가 필요한데 정말 속이 상했지요. 1959년생인 제가 벌써 내년이면 54세가 되거든요. 솔직히, 준 할머니입니다. 아닌척하지만요.......

28일, 저는 당장 필요한 로션과 헤어젤 등을 새로 사왔습니다. 짐이 언제 찾을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아! 그런데....
세상에는 구호 천사가 있나 봅니다. ^^
2012년 12월 29일 오후 12시 5분에 공항에서 짐을 찾았다고 저의 집까지 배달해 주었습니다. 저는 동치미를 담그다 말고 가방이 도착하자 너무 반가워 달려 나가 사인하고 팁 5불 주고....
누군가 잘못 가져갔다가 다시 되돌려 공항에 가져온 듯싶습니다.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GPS 화면만 깨지고 다른 것들은 다 무사한 것 같았습니다.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안경들이 돌아와 정말 기뻤습니다. 새로 안경을 맞추려면 시력 검사며, 안경테 고르는 일이며.......

아직 감기가 다 낫진 않았지만 2012년 크리스마스 여행이 준 교훈.......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일화는,
공항 내에서 한 젊은 미국 여성이 조그마한 물 한 병을 사가지고 남자 친구에게 다가와 어색한 표정으로
" 3불.... "
이라고 말하자 그 남자 친구 왈!
" It's trip! " ~ 그게 여행이야!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아!" 하고 감탄하며 그 젊은 친구들에게서 큰 교훈을 얻었지요.
" It's trip! "
우물에서 숭늉 찾지 않듯이 여행 중에는 집생각은 잊고 현지에 적응하며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왕좌왕 적은 글이었습니다. ^^
혹시라도 외지에 여행하시려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012년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지요?
별로 알려지지 않고 또 널리 읽히지도 않은 책의 홈페이지를 찾아 주시는 우리 독자님께 유형이 마음 깊이 머리 숙여 감사 인사 올립니다.

새해에는 모든 일이 발전하시기를 기원하고 꼭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좋은말 모음"


Tuesday, December 25, 2012

Merry Christmas!

Wednesday, December 5, 2012

Tuesday, November 27, 2012

Friday, November 23, 2012

추수 감사절 터키


어제는 미국의 추수 감사절인 "Thanksgiving Day"였어요.
한국으로 보면 추석이지요.

미국에는 가족이나 친지가 모여 터키를 구워먹거나 저녁을 준비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과 멀리 있거나 일을 하는 경우, 혼자 또는 주위 친구들과 함께 추수 감사절을 보내기도 합니다. 명절을 혼자 맞는 분께 따뜻한 날이었기를 생각해 봅니다.

저는 해마다 터키를 굽곤 하는데 맛을 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준비하지만 오랫동안 한국 입맛에 길든 저로서는 먹기가 쉽지 않더군요.

11월이 돌아오면 TV Cooking 프로와 도서관에서 요리책을 빌려다 터키 굽는 법을 열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여러 해 동안 많은 궁리 끝에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국식 입맛에 맞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다름 아닌 양념을 가미할 때 한국 양념을 사용하면 우리 입맛에 맞는 터키가 구워지지요.
물론 요즘엔 누구나 외국 음식에 익숙해서 일반 레시피를 사용하셔도 맛있게 잘 드시는 걸로 압니다.


*** 가정마다 다르시겠지만 저의 터키 굽는 법입니다.

먼저 냉동 터키는 하루나 이틀 전부터 해동시켜 완전히 녹입니다.
깨끗하게 씻은 터키를 종이 타월로 두드려가며 물기를 제거합니다.
손가락 끝을 터키 껍질과 살 사이에 집어넣고 밀어가면서 껍질과 살을 분리하는데, 전체를 분리하지 않고 군데군데 살과 껍질이 붙게 합니다.
보올에 마늘가루와 후춧가루, 소금을 잘 섞습니다. (소금은 약간만 넣어 짜지 않게 합니다.)
손끝과 손가락에 가루를 묻혀 터키 껍질 안에 손을 넣고 터키 살에 골고루 바르고 내장 안과 살 전체에 양념 가루가 잘 묻게 바릅니다.
바늘에 실을 꿰어 목 부분과 항문 부분의 터진 껍질을 잘 아물려서 꿰매 줍니다. (시간과 내공이 좀 필요합니다.)
두터운 실로 터키 모양은 잘 잡아 실을 돌려 가며 묶습니다.
녹인 버터를 솔에 묻혀 터키 몸통에 고루 바르고 호일 팬에 넣어 450도 F로 예열 된 오븐에 1시간 굽니다.
흘러내린 버터와 소스를 터키에 고루 끼얹고 350~ 360도 F로 터키 크기에 따라 3~ 5시간 굽니다.
1시간 간격으로 터키에서 나온 소스를 큰 스포이트로 빨아내 터키에 끼얹어 주고 바닥의 소스는 다시 뽑아 그릇에 담아 기름을 분리합니다.
터키가 다 구워지는 동안 그레이비를 준비합니다.

팬에 약간의 버터를 녹여 다진 마늘, 다진 양파, 다진 파를 넉넉히 넣고 볶습니다.
소금을 약간 넣고 더 볶다가 기름을 제거한 소스를 넣고 끓입니다.
밀가루(소스의 양이 많으면 녹말가루)를 물에 개어 소스에 넣고 잘 저어 푹 끓인 후,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레이비 양이 모자라기 때문에 절반은 스토어에서 만들어진 그레이비를 사다가 섞습니다.)

스터핑이나 다른 음식은 기호에 맞춰 따로 준비하시면 되지요.
그래도 크랜베리 소스는 꼭 곁들여 먹는 게 터키를 먹는 기본 방식입니다.
저는 원통형의 젤리 타입의 크랜베리 소스를 가로로 잘라 준비합니다.
그리고 조미료를 사용하시는 경우, 가루를 섞은 파우더에 쇠고기 다시다를 조금 섞어 터키 살에 바르고 구우면 터키 맛이 거의 한국 음식으로 바뀝니다.

제 방식이 좀 번거롭긴 하지요? ^^
시간도 더 걸리구요.
그런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답니다.


이제 11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제가 가고
오늘이 오고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옵니다.

우리네 인생(人生)....
날씨처럼 계절처럼 지나갑니다.

날씨....
어제는 정말 화창했는데 오늘은 바람이 불고 차갑네요.
하루 사이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되는군요.

계절....
계절은 안 바뀌지요.
날씨가 기복이 있더라도 계절은 꼭 돌아옵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네 사는 인생사(人生事)지요.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좋은말 모음"


Tuesday, November 20, 2012

Saturday, November 17, 2012

2012년 11월















오늘은 11월 17일 토요일입니다.
물씬 익은 가을이 추웠다가 따뜻해 지곤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우리네 일상을 스멀스멀 깊숙이 파고들어 왔네요.

시간....
한번 가버리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 채칵채칵 소리 없이 지나가고 있어요.
우리네 인생도 흐르는 세월과 함께 한발 한발 여물어가나 봅니다.

어제는 문득 지금까지 깨닫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된 중요한 날입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이 있지요!
다른 산의 쓸모없는 돌이라도 내 옥돌을 가는 데 필요한 귀중한 돌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성찰을 요구하는 한시의 구절이자 사자성어입니다.

우리 인간은 주체적입니다.
사실, "나"가 존재하지 않으면 "너"와 "그들"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가 꼭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 태어나든지 자라난 환경과 교육, 경험과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는 남보다 많이 읽고, 보고, 배우고, 경험하기를 열망합니다.
보이지 않는 경쟁 시대에 사는 우리는 10년 후, 100년 후 전 세계의 주인과 나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엄청난 과학의 발달로 예전에는 선진국과 도시에만 누렸던 문명의 기기 혜택이 깊은 오지에서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가장 총명한 이들이 현재 과도기인 이 세상을 잘 이끌어 나갈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사랑스러운 후손들에게 훌륭한 유산을 물려 주겠지요.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완벽을 갖추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예로 저 자신을 돌아보면, (up....s~~ !! ^^ 정말 부끄럽지만 고백하겠습니다. 넓은 포용력으로 이해해 주세요~.)
저는 솔직히 좀 게으르고 영리하지 못합니다. 공부 잘하는 언니 오빠들 틈에 끼어 일류 학교에 다니지 못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답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원래는 제법 똑똑하고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중학교 시절에 약간 방황(?)하다가 그때부터 제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이따금 생각해 봅니다.
왜 그랬을까......
40여 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난 이제야 한 가닥 자락이 잡힙니다.
제 성향이 한두 가지에는 깊이 몰두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에 분산되면 이것도 저것도 잘하지 못하는 특별한 성향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여러 교과목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거지요.
한마디로 제 능력부족이었습니다.

한국의 정서상 일단 학교가 첫 번 관심사지요.
정말 저는 한국에서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저의 내면에서였지요.
제가 워낙 밝고 외모를 잘 치장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은 잘 모릅니다.

그리고 25년 전에 외국으로 나와 다 잊고 살고 있는데 세상이 바뀌니까 인터넷이 발달하여 또다시 급류에 휩쓸리게 되었네요.
그동안 저는 한국과의 통신 교류가 활발해질 거라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미국에 눌러앉아 살거로만 생각하고 학위보다는 실속있는 실기 위주로 엄청나게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무수한 간접적인 입방아 속에서 (입방아라지만 한국 해커들이 쓴 인터넷 간접기사입니다.) 참 쓸쓸하고 외로웠습니다.
가슴 속으로 피눈물도 많이 흘렸답니다.

미친 듯이 실기 공부에 몰두해 전문가가 되기까지 저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바쳐 혼신을 다했는데 소리 없이 지적 재산권은 카피해가고 제 험담은 가벼운 이야기로 묘사되곤 했습니다.
씁쓸한 행동을 하는 그들의 태도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도 안 나왔지요.
사람마다 역량이 따로 있고 능력이 제각기 다른데 대체 뭘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지요.
예술가에게 지적인 것을 흠잡는 노래를 하니까요.

그런데.......
어제사 그 이유를 찾았답니다.
왜 나에게 태클을 거는지....
우연히 본 한국 방송 프로에서 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을 보고 문득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
그냥 심심풀이로 본 오락 프로에서 피부로 못 느끼던 저의 과거와 현재의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상황과 내용은 전혀 다르지요.)
순간 저는 반갑고도 슬펐답니다.
슬프다는 말은 제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한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지금까지의 많은 것을 비워야 하는데...
결코 쉽지만은 않은데...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게는, 무척 어려운 난제입니다.

일단은 모든 이유를 어제 비로소 깨달았고, 현재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인간은 사고하는 동물인지라 제게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시간.......
뭔가를 정리하기에는 많은 세월 동안 쌓아온 것이기에 너무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날이 더 길지 않은 지금
비우는 연습이 아닌 실행을 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문득 한용운 님이 쓰신 "님의 침묵"의 시구가 떠오릅니다.
맨 아래 연중, 윗글과 아랫글의 순서를 바꿔 읊어 봅니다.

--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

언젠가 비 오는 날 밤에, 친한 친구와 함께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와인 한 잔 하면서 읊고 싶습니다.
님...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고 제가 오랫동안 간직했던...
그런데 나를 많이 방해했던...
내가 무지 사랑했던.......

그래서 어제 저는 슬펐답니다.


자아~ 각설하고
유형이는 참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랍니다. ^^
현명하게 잘~ 이겨낼 것입니다.

이제, 11월이 성큼 중순을 넘어섰습니다.
올가을, 겨울은 모든 이에게 무척 중요하고 의미 있는 해인 것 같습니다.

따뜻한 털실로 짠 목도리가 그리워지는 계절!
여러 코를 모아 한 코로 마무리하는 멋진 뜨개질처럼 우리 독자님 하시는 일들이 꼭 잘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시고 맑고 바른 생각으로 힘찬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좋은말 모음"


Wednesday, November 7, 2012

Nov 6, 2012 Election Day!






어제는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었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 미국 경제 성장과 전 세계 평화질서를 융통성 있게 꾸려갈 큰 일꾼을 뽑는 자리였지요.
그 역량은 뭐니뭐니해도 총명하고 다부진 정신력과 정확한 실천력, 그리고 대중의 아버지 같은 믿음직한 신뢰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느 후보든 적어도 한 나라 대통령 후보로 나오신 분은 훌륭한 재질을 갖춘 분임은 틀림없습니다. 주위에서 든든한 후원자와 조언자들이 뒷받침해 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구요.

문득,
smart와 wise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두 단어지만 깊게 생각하면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영리하다는 의미의 smart는 현 상황을 재빠르게 파악해서 있는 그대로 표현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영리하면 가벼워 보일 수 있지요. 자기 이익만 잽싸게 챙기다 보니 주위에서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곤 하니까요.

그리고 현명, 총명하다는 뜻을 지닌 wise는 어떤 상황이든 정확하고 사려 깊게 파악해서 과거, 현재, 미래를 신중하게 고려해 자신과 주위가 함께 성장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인생은 한 번쯤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다스리는 수장이 되려면 덕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덕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가짐을 일컫는 인격을 말합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말 한마디...
오손도손 나눠 먹는 빵 한 조각에서 맛보는 인간애...
인간 내면에 잠재한 상처를 보듬어주고 해결을 도와 치유해주는 것.....
그것들이야말로 수장이 갖춰야 할 진정한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보신 분도 많겠지만 "WEEPING CARMEL(2003")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몽골 벌판에서 야생 사육하는 암낙타가 난산으로 낳은 새끼를 외면하며 젖을 주지 않습니다. 귀엽게 생긴 흰 털을 가진 새끼 낙타는 어미를 볼 때마다 가까이 달려가지만 어미는 발로 새끼를 툭툭 차며 멀리 도망가 버리지요. 그대로 두면 새끼 낙타가 자라지 못하고 죽기 때문에 사육사들은 일부러 먼 도시에 나가 현악기의 장인을 불러옵니다.
그리고는 혼자 배회하는 어미 낙타를 잡아와 구슬프고 아름다운 현악기 연주를 들려줍니다. 처음에는 반항하던 어미 낙타는 심금을 울리는 애절하고 구성진 음악 소리에 점점 수그러들더니 나중에는 커다란 두 눈에 눈물이 철철 넘쳐 흐릅니다. 그러더니 입으로 휘파람을 불기 시작하지요. 참 신기했습니다.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지요. 이에 안심한 사육사들은 새끼 낙타를 데려다 어미에게 안겨 젖을 먹게 하고 그 후로 어미 낙타는 새끼 낙타를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돌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이따금 미국 서부를 여행하다 보면 야외 음악당에서 토속 인디언 뮤직을 공연하는 곳이 있습니다. 인디언들이 연주하는 구슬픈 영혼의 연주는 왠지 모를 아련하고도 심오한 가락이 시원하게 트인 자연과 어우러져 마치 저 깊은 내면에 잠재한 상흔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미 전역에서 해 년마다 열리는 Art Festival에도 그들이 직접 악기를 가져와 연주를 들려주며 곡들을 수록한 CD를 팔기도 하지요.
따뜻한 인간애가 담긴 음악입니다.


다시 미 대선이야기로 돌아와서, 어젯밤은 치열한 접전 끝에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습니다. 저도 진심으로 축하했지요.
롬니의 쿨하게 승복하고 퇴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답니다.
일국의 대통령은 국민을 사랑하고, 총명하게 일하고, 따뜻하고 포용력있게 연설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느 후보나 국민을 사랑하고 일도 잘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따뜻하고 포용력 있는 연설!
, 똑똑하게 말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입니다.

말에는, 연설은 물론이고 주위 동료나 국민 개개인과의 대화나 언론과의 취재도 포함되지요.
당당한 포즈로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과 크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상대에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주제를 이야기하여 힘과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을 때, 그 힘을 받은 국민에게서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되지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신의 열 손가락으로 보고 깊은 관심으로 대하면 국민도 그 진정성을 받아줄 것 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고 손가락은 내 몸이고 내 살이니까요.

내년부터 다시 취임하게 된 오바마 대통령께 진심 어린 축하와 지난 정치의 수고함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그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유세 공약 중, 의료보험 등 약속을 실행치 않음을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현실을 분석해 보면, 간단한 예로 처음부터 적자 가계인 정부를 물려받아 마치 엉킨 실오라기 풀 듯 하나하나 풀어가기에는 4년이란 시간은 역부족이고, 오랜 역사로 뭉친 코어 그룹의 룰을 단시간에 해체하기엔 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일수록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국민은 마음에 든 공약을 한 후보를 뽑는 경우가 많아 지켜지지 않을 때는 실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공약은 신중히 해야 하나 봅니다. 잘못하면 나중에 탓을 듣게 되니까요. 일단 입에서 나간 말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어렵지요~ ^^)


2013년!
내년부터 연이어 출범할 미국 정부가 한국과 전 세계 각국과의 좋은 도약의 발판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인류의 참된 평화와 복지를 위해 힘써 줄 것을 진심으로 당부합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좋은말 모음"


Thursday, November 1, 2012

Happy Halloween~ !






어제는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Halloween Day"였어요.
해질 무렵이면 아이들이 온통 귀여운 분장을 한 채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마을마다 집, 집을 돌며 초콜릿과 과자를 얻어 가지요.

제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점심시간 무렵, 학생들이 아기자기하게 분장한 차림으로 한 줄로 길게 줄을 서서 학교와 동네를 한 바퀴 행진하곤 했지요.
행진이 끝난 후엔 교실마다 작은 파티를 열어 오렌지와 블랙과 흰색으로 만든 카드에 초콜릿을 하나씩 붙여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서로 교환하며 나눠 먹기도 했습니다.
저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미리 구어 놓은 컵케익을 가지고 가서 펀치를 일일이 조그만 종이컵에 따라 책상마다 열심히 가져 나르던 기억이 납니다.
두 아이에게는 해마다 새로운 Halloween 옷을 만들어 입혀 해가 지면 마을을 돌곤 했습니다.

아련한 추억이 돼버린 지금, 똑똑 문을 두드리며 "Trick-or-Trick!"을 외치는 아이들의 귀여운 소리에 옛 생각이 나서 살며시 미소 지으며 문을 열고 초콜릿 과자를 나누어 줍니다.
일 년 중, 동네 아이들에게 점수 딸 수 있는 동양 아줌마의 유일한 기회이지요. ^^
초콜릿 과자는 미리 일주일 전에 Sam's Club에 가서 큰 봉지로 사왔으니까 양은 넉넉했습니다.

과자를 다 나눠주고 나니 왠지 후련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받은 따뜻하고 푸근한 선물을 장성한 후에 아주 조금이나마 되갚는 기분이랄까요.......
아무튼, 기분 좋은 하루였답니다. ^^


요즘은 모든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글로벌 시대지요.
새삼, 잘 알고 계시겠지만 미국은 워낙 땅덩이가 크다 보니 미시간 주 하나가 한국의 남한 만하고 두세 주를 지난 곳은 비행기로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물론 차로도 갈 수는 있지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요.

때로는 외국 방문객들께서 미국을 오로지 미국, 한 나라로만 여기고 뉴욕과 워싱턴 LA등을 투어 하는 일을 가볍게 생각하고 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은 큰 땅덩이답지 않게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중 교통수단이 잘 발달하여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준비되신 분은 미리 지도와 차 빌리고 돌려주는 일을 정확하게 알아보고 현명하게 여행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29일, 미국의 동북부에서는 허리케인이 몰아와 큰 피해를 본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피해를 당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래전, 저희가 오하이오 살 적에 큰 오픈 창고에 조그맣게 자리를 얻어 주말이면 제가 좌판을 벌여 모조품 쥬얼리와 가방을 팔았습니다.
주로 물건을 뉴욕의 맨해튼과 시카고의 로렌스에서 사왔는데 격월제로 한 번은 맨해튼에 가서 물건을 사오고 한 번은 로렌스에 가서 물건을 사오곤 했지요.
물론 작은 애는 등에 업고 큰 애는 한 손을 잡은 채입니다.
솔직히 전혀 거창한 건 아니고 아주 조금 식비를 보충하는 작은 주말 부업이었지요.
그때가 참 젊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좀 뚱뚱하긴 했지만요. ^^
맨해튼과 로렌스는... 저의 30대 초반과 중반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지요.

주말 상점은 미시간으로 이사 오면서 접게 되었습니다.
미시간은 예전에 살던 곳보다 조금 큰 도시라서 Art Class가 많았습니다.
저는 말이 많지 않은(? : 필요할 때는 말을 무지 많이 합니다. ^^) 외향적 성격이기 때문에 아주 바빴지요.
그때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라 꼭 직접 학원을 찾아가서 클래스를 들어야 했습니다. 소리 없이 이것저것 Art Class를 다니다 보니 세월이 그만 쏜살같이 지나가 가버렸네요~.

요즈음 인터넷에는 저장해 있는 글과 정보가 정말 막대한 것 같습니다.
굳이 학원을 찾지 않아도 웬만한 건 다 수록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세상은 10년 앞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10년 전이나 20년 전에는 지금의 현실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건 제 생각인 것 같고
아마도 열심히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나 현명한 예지자들은 나름대로 미래를 예견했을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연구하고 거창하게 발표하지 않았을 뿐이지만요.


Halloween Day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허리케인에 피해당한 분들을 위로하면서 뜬금없이 옛날이야기가 나왔네요. ^^
잘 찍은 사진은 실물보다 훨씬 멋지게 나오고 지나간 일, 객관적으로 비치는 일들은 실제보다 허세로 비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저도 인정합니다. 늘 제가 찍은 사진은 실제보다 잘 나오고 제가 쓴 글은 실제보다 그럴 듯하다는 걸 말입니다.
우리 한바다 같으신 독자님들께서는 그려러니~~~ 하시고 털어 버릴 건 후~울훌 털어 버리고 잘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저의 바람입니다. ^^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한 잎, 두 잎... 곱게 물든 낙엽이 떨어지고
촘촘한 가지가 무성한 거대한 나무처럼
푸시킨의 "삶"을 되뇌며....
씩씩하게 오는 겨울을 맞이해야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좋은말 모음"


Wednesday, October 24, 2012

가을 속으로...










가을이 점점 무르익네요.
요즈음엔 나이가 들어서인지 종종 산다는 게 뭔지~ 라는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철학자도 아니고 더군다나 시상이 줄줄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아마도 갱년기를 지내는 아줌마의 푸념 아닌 혼잣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은 살아가는 과정에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일에 빠져들다가도 한 발자국 뒤로 멈칫하기도 하고 또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살아갑니다.

곱게 물든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고 바닥에 수북이 쌓여 바람에 흩날리는 정경을 바라보면 때로는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무 등걸 뒤에서 양 볼이 터질듯이 빵빵하게 도토리를 입에 문 다람쥐 녀석과 눈이 똑바로 마주치면 푸하하~.... 하고 웃음 보자기가 터져 버리지요. ^^
센티 했던 기분은 금세 가시고 똘똘한 다람쥐 녀석의 꼼지락거림에 마치 어린아이처럼 다시 생기가 살아납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은 바지런한 다람쥐처럼 성실하게 살아야겠지요.
진리라는 친구는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우리 삶의 가까이에 산재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몽매한 시야로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미국 대선이 무척 가까워졌어요.
11월 첫째 화요일인 6일이지요.
저는 시민권자지만 정치에는 무심한 편인데 뉴스는 이따금 봅니다.
엊그제 TV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지요.
미국의 향후 몇 년간 미래를 짊어질 막중한 책임을 가질 이를 가리는 두 후보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Forget your heart, Think your head!"
저의 "좋은말 모음" 홈페이지에 수록한 "감정은 버리고 이성으로 생각하라!"는...
오래전에 본 유명한 프랑스 영화 "삼총사(The Three Musketeers)"에서 나온 명언 "Forget your heart, Fight your head!"를 약간 인용한 글입니다.

어떤 토론이든지 일단 토론자가 과잉 흥분하면 불리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열받는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무섭게 냉철하고 차분하게, 의도적이라도 프로 의식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말려들지 말고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또박또박 야무지게 연출해야 하는 게 토론을 이기는 지름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호응을 이끄는 깔끔하고 온화한 복장과 성실하고 의욕에 넘치는 표정, 토론의 내용이 합리적이고 유머러스할 것임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토론 뒤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따뜻한 협조와 좋은 매너는 두말할 것도 없구요,
철저하게 뒷모습까지도 프로다워야 합니다.

그런데 바쁜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다 보면 두 후보는 자신도 모르게 시간과 체력에 쫓겨 평소에 의식하던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카메라와 여론은 그것도 절대 놓치지 않고 기어이 잡아내지요.
그리고 대서특필합니다.
원, 세상에.......
한 나라 수장의 자격을 빌미로 평범한 인간에게 그야말로 초인적인 완벽을 요구하는 거지요.
참 힘들겠습니다!
그래서 곁에서 챙겨 주고 보필해 주는 보이지 않는 이들의 필살적인 수고와 지혜가 꼭 필요하지요.
명기수(名騎手)와 준마(駿馬)의 관계인 현명한 친구들의 그림자 협조입니다.

인기란 뭔지......
그닥 인기도 없는 유형이가 이런 글을 쓰니 좀 얼굴이 빨개지고 쑥스럽긴 합니다. *^o^*
글쎄요,
저는 인기가 없어도 은근히 제 자신에게 통쾌한(?) 아이러니한, 좀 이해하시기 힘든 그런 기분도 느낀답니다.
그저, 마음이 넓으신 우리 독자님들께서는 한바다같이... 유형이는 그런가부다~~~ 하시고 널리 이해해 주십시오. ^^

그리고 저의 엄청난 착각 하나!
제 홈을 방문하신 분은 그 수가 많지 않더라도 이 세상 최고의 지성을 가진 분이시거나 컴퓨터 최고수이실 거라는 완벽한 확신이 있답니다.
(UP~ s! 못 말리는 유형이 고질병 ^*^)

자아 각설하고~
가을이지요?
풍성한 이 가을에 우리 독자님들 건강하시고 모쪼록 하시는 이들마다 다아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좀 어렵지만, 일상생활 중에 "할 말과 안 할 말"을 잘 구분하며 지내도록 나름껏 노력하겠습니다.

파아란 하늘
하아얀 뭉게구름
색, 색이 곱게 물든 나뭇잎에
가을 편지를 띄워 보냅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좋은말 모음"


Monday, October 15, 2012

변덕스러운 날씨






어제는 날씨가 무척 변덕스러웠습니다.
해질 무렵이었는데 짙은 먹구름이 거대한 휘장처럼 온 하늘에 드리우더니 갑자기 세찬 바람이 나뭇가지를 뒤흔들며 비가 쏟아지는 것이었어요.

모처럼 빗소리에 기분이 차분해진 저는 음악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채 5분(?)도 되지 않아 비가 뚝 그치고 햇살이 환히 내리쪼이기 시작하는 거에요. 밖을 쳐다보니 검은 먹구름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전형적인 푸른 가을 하늘에 새하얀 뭉게구름이 잔잔히 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머쓱해진 저는 조금 전 왠지 센티하던 기분은 가시고 '날씨가 변덕스럽네~ '라고 구시렁 거리다 보니 다시 진회색 먹구름이 마치 무거운 휘장처럼 온 하늘을 뒤덮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다시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밤이 오자 바람이 몹시 불었습니다.
세찬 바람에 뒷마당에 세워둔 운동 대가 휘청거리며 넘어질 듯 흔들렸는데 예전에는 바람이 불 때마다 운동 대가 자주 넘어져서 제가 아예 커다란 맷돌을 발견해서 굴러와 눌러 놓았더니 다행히 그 후로는 넘어지지 않았어요. 아마 맷돌을 두어 개 구해서 확실하게 눌러 놓으면 더 튼튼할 것 같습니다.

어젯밤...
깜깜한 밤중에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문득 산다는 게 뭔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생 - 삶 - 지나온 날 - 앞으로 살아갈 날들.......
엄청난 숙제지요.

우리 독자님께서는 산다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 제가 한번 우문(愚問)을 해봤어요.
현답(賢答)을 기대하면서요!
조촐한 저의 홈을 방문하시는 제게는 정말 고맙고 소중한 분들께 말입니다.

과연 산다는 게 뭘까요?
아마 보통 사람의 답은 ....... 라는, 가장 일상적일 거로 봅니다.
철학자나 꿈이 많은 이의 답은 ......? 일 거구요,
예지력이 명확한 이의 답은 ......! 이겠지요.

저는 철학자나 꿈이 많은 이가 아니고 더군다나 예지력이 뛰어난 이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아줌마고 보니 .......가 답이네요. ^^
어릴 적부터 형제 많은 가정에서 태어나 여러 사람 속에서 두리뭉실 섞여 자라다 보니 평범할 수밖에요~ .

제 성향이 어느 글이나 가리지 않고 읽기를 좋아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외모가 좀 맹하다 보니 아무도 저를 지적(知識)이라고 보지 않네요. (u~ ps )
이 넓은 세상에 더불어 살아가기에는 다행이지요.
때로는 손해기도 하구요. 상대가 저를 가볍게 볼 때입니다. (저는 별로 안 가벼운데 말입니다~ . 뚱땡이 아줌마거든요 ^^)

지금은,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 것들....... 그런 것은 많이 초월한 상태입니다.
자신에게 정당하면 결국 대중에게 당당해지거든요.
만약 자잘하고 사소한 오해가 있다면 현명하고 정확한 시간이 해결해 주지요.
시간이라는 친구는 명판관입니다.

"천 냥 빚을 말 한마디로 갚는다."
라는 옛 격언이 있습니다.
말이란 뭔지...
글이란 뭔지......
참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저도 모르게 불쑥 내뱉는 말이 상대에겐 상처로 남을 수 있는데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그럴 때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생이 어렵습니다. ^^
한순간 무의식적으로 한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른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는 문명의 과도기인 현시대에 사는 우리는 자녀와 후손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는 제도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세월"이란 약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계절이 가고 세월이 더 지나면....
떨어지는 나뭇잎새에 옛이야기를 흘려 띄우며
그때는 참 젊었노라고...
"인생""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 바람이 몹시 불던 변덕스러운 어젯밤을 회상하며
두서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최희준 "하숙생"


Monday, October 8, 2012

한 발, 두 발 익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자연의 색, 색... 들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어요.
푸르다 못한 드높은 창공은 뭉실거리는 거함을 군데군데 띄운 듯 자연의 위대함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네요.
우리 인간이 어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 있을까요? ^^

저도 올해는 예년과 달리 오는 가을을 버선발로 달려가 맞아볼까 합니다.
아련히 울리는 "Autumn Leaves"의 멜랑꼬리한 피아노 선율에 왠지 센티 해 보기도 하고, 휘늘어진 가지에 곱게 물든 낙엽을 보며 시를 쓰고도 싶네요.

up~ s, 그런데 요즘엔 시상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자신만의 내면세계 밑바닥에 잠재한 순수 영혼의 목소리에서 메아리쳐 나오는 울림이야말로 아름다운 생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땐 제가 직업 문인이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


가을은 아름다운 축제의 계절입니다.
인생의 완숙기를 상징하는 듯 풍요롭고 알찬 시기이기도 하지요.
봄, 여름의 피와 땀을 수확하기 위해 더욱 바쁜 일손이 필요하고 다가오는 겨울을 튼튼히 준비하는 어쩌면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그리고 천지 만물이 일제히 다채롭고 화려한 색을 내뿜지요.
가을, 색.......
아름답고 고운 가을 색입니다.

예쁜 색들은 우리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기도 하고 감정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색채 심리학에서는 그 사람이 쓰는, 또는 좋아하는 색으로 생각을 읽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오랫동안 색이나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들은 자기 기분과는 아랑곳없이 분위기와 상황에 맞춰 옷을 입거나 색채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쓰는 색을 보고 함부로 그 사람의 생각이나 상태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프로들은 다르거든요.
그들은 무슨 색이든지 자연스럽게 잘 사용하고 소화하기 때문입니다.

가을에는 뭐니뭐니해도 베이지와 카키색, 밤색 아이보리색, 진녹 연녹색 등 밝고 환해 보이는 색이 좋겠지요.
아, 고운 잎새처럼 엷거나 짙은 빨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주홍과 주황은 할로윈 분위기를 상징하기 때문에 10월 말과 11월 중순까지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겨울에도 역시 빨강과 짙거나 엷은 베이지와 카키, 밤색,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가을 색을 포함해서 초록을 더하고 너무 거부감이 나지 않은 금색 은색, 흰색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 제가 좋아하는 색은 로얄블루, 흰색, 빨간색입니다.
그런데 평상시에 저는 아무 색이나 잘 사용하고 더군다나 미국에 온 뒤로는 핑크 계열을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색을 쓴다는 말은 작품을 할 때 물감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색들을 말합니다.)
아마도 오랜 객지 생활에서 잠재적으로나마 푸근함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는 제 기분과는 관계없이 일단 긍정적인 색으로 옷을 입습니다.
물론 특별한 자리나 극단적인 경우는 제외하구요, 때로는 가깝지 않은 상대라도 그로 인해 나에 대한 인상을 차갑게 보이고 싶진 않거든요.
결혼 전에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저는 피부가 하얘서 노란 병아리색 옷을 입으면 화사했습니다.
오, 그런데....
노란 옷을 입은 날에는 질문이 어찌나 많이 쏟아지던지 제대로 진도를 나가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 그래서 늘 옷을 입을 때에는 만나는 상대를 의식하면서 옷을 고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하..... ^^ 50대 펑퍼짐한 아줌마가 된 지금은 대~에충 입습니다.
더울 땐 시원하면 좋고 추울 땐 따뜻하면 최고지요!
너무 1차원적인가요? ^^
그래도 공식적인 자리에는 나름대로 챙겨 입는답니다.

자아, 가을!
이 예쁜 가을에 유형이가 주저리주저리 우리 독자님들께 읊고 있네요~
길가에 쪼르르 달려가는 다람쥐가 오동통하게 살이 오르고 알밤이 토실토실 무르익어가는 이 계절!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모두 잘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Cooking Mom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Autumn Leaves)"

Monday, October 1, 2012

10월이 왔어요!








10월이 왔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과 시간이 저와 여러분을 향해 또박또박 걸어오고 있네요.
우리네 인생도 하루하루 벼 이삭 여물듯이 익어갑니다.

어제는 한국 고유 명절 추석이었어요.
모처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신 분들께 또는 혼자서 명절을 보내신 분께 유형이 추석 인사 올립니다.

오래전, 제가 처음 미국에 왔을 적에는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는 정말 공허하고 외로웠답니다.
물론 주위엔 이곳에서 새로 사귄 사람들이 많았죠.
그러나 우리 인간에게는 잠재적으로 길들여진 회기 본능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주관적인 고독감은 스스로 극복해 가야 하는 과제였고 25년이 지난 지금은 매우 익숙해졌답니다.
혹시, 혼자서 객지에서 외롭게 명절을 지내신 분도 너무 쓸쓸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오늘은 예전에 미안했던 어른들께 사과하는 글을 드릴까 합니다.
우리 독자님들께는 "무조건 이해!"라는 강요 아닌 강요를 새끼손가락 야무지게 걸고 엄지손가락으로 도장 "꾹!" 찍고 어떤 얘기든 괜찮다고 약속해 주신다면 고백하겠습니다. ^^
생각해 보니 10년도 훨씬 더 지난 이야기입니다. (세월이 무상하네요~ )
제가 열심히 꽃 디자인 공부를 하던 때인데 저는 일단 한 가지 일에 관심을 두고 몰두하면 앞뒤 안 보고 거의 미친 듯이 몰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나이도 그랬지만 아마도 제 성향인가 봅니다.

그 당시 저는 낮에는 전문 플로랄 샾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클래스를 듣고 주말에는 들로 산으로 쏘다니며 온갖 새로운 꽃꽂이 소재를 찾으러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서는 예쁜 레이스를 찾지 못해 가까운 캐나다에 가서 유럽풍의 불란서 망사와 레이스를 산 적도 있습니다. 일단 제 디자인과 작품에는 최고를 고집했지요.

13~14년 전만 해도 세계적인 패션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2000년 이후로 복고풍이 다시 유행되면서 화려한 레이스와 다양하고 현란한 색채와 주렁주렁한 디자인들이 쏟아져 나왔지요.
물론 여기저기 트인 청바지와 몸매와 가슴을 드러낸 패션이 유행한 것도 2000년 이후입니다.

다시 저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 당시 저는 거의 기계가 될 정도로 열심히 꽃을 꽂고 새로운 디자인 시도를 다양하게 해 보았답니다. 좋은 경험이었죠.
그런데 그때만 해도 저는 남에게 부탁을 잘 안 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모임에서 큰 행사가 있었는데, 저는 남에게 부탁 한 번 안하고 준비부터 끝날 때까지 혼자 다한 기억이 납니다.

몇 날 밤을 지새우면서 제 욕심대로 확실하게 행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취감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 별 생각 없이 지냈습니다.

언젠가, 그 모임의 새 단장님께서 취임하셨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그분은 은퇴하신 의사로 평소에 제가 존경하던 분이셨고 부인께서도 자상하고 매우 현숙한 분이셨습니다.
새 단장님께서 취임 인사를 하러 단상에 올라오셨습니다.
"여러분! 이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은 많이 부족합니다. 여러분께서 잘 도와주셔야 이 모임이 발전합니다. 꼭 모임을 위해서 저를 많이 도와주십시오. 잘 부탁합니다!"
허리 굽혀 정중하게 절을 하시는 그분을 보는 순간 저는 큰 충격을 받았답니다.
나이도 많고 경륜도 있는 분께서 저렇게 겸손하게 말씀하시다니...
'아차, 그동안 내가 잘못을 많이 했구나!'
온갖 생각이 스쳐 가면서 저보다 나이 많고 열심히 활동하셨던 다른 부인들의 기색을 흘깃 쳐다봤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다른 부인들께선 입은 예쁘게 미소 짓지만 눈은 웃지 않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성실하고 좋으신 분들입니다. ^^)
그제야 저는 자신이 이제까지 겸손하지 못했던 것을 확신하고 앞으로 바꿔 나가기로 생각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말입니다.

제가 생각이 부족했던 거지요.
경험과 연륜이 지긋하신 분들께 이쁨을 받으면 엄청 도움을 받을 건데.... 아니 그런 걸 떠나서라도 말씀 한마디라도 든든하게 해 주시면 일을 하는 데 힘이 나는 것을 그땐 몰랐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모임에서 쉬고 있지만 다시 나가게 된다면 어른들께 먼저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이따금 자문도 구하고 일은 젊은 친구들과 열심히 할 겁니다. 물론 젊은 친구들 맛있는 밥을 사주거나 제가 직접 만들어도 줄 거구요. ^^ 저도 이젠 나이가 점점 들고 있거든요.

시간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고 또 과거로 갈 수도 없지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아, 그건 꿈이겠습니다. ^^
비록 아직 발표하지 않은 저의 판타지 소설 주인공들은 과거와 미래를 쌩쌩 날아다니지만, 저는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편이라 일단 과거는 뒤로하고 그때 일은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반성하겠습니다.

- 지난날, 제가 당돌하게 굴었다면 사과드립니다.
허심탄회하게 웃으면서 넓은 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과거는 훌훌 털어 버리고 앞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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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4, 2012

9월이 벌써 중순에 접어들었어요!


유난히 덥고 일도 많던 8월이 가고 고개를 들어보니 9월이 성큼 눈앞에 와 있네요.
9월도 벌써 2주가 지났구요, 보름 후면 추석이 돌아옵니다.
담장 밑에는 부드럽고 연한 호박에 씨가 여물며 살이 단단해지고 유난히 비가 안 와 자라지 않은 깻잎은 봉우리마다 촘촘히 족두리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온 게지요.

- 인간사 고이 접어 나빌레라~ -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언제부턴가 생각이 착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울 건 비우고 버릴 건 버리고 할 일은 하고......

어언 30년 만에 숏커트를 했습니다.
오랫동안 한 번 바꿔봐야지 하고 단단히 벼르다가 20 여일 전에 용기를 내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그런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는 제가 거울을 보고 이쪽저쪽 가위로 자르다 보니 그만 몽땅 짧아져 버렸네요. ^^

그래도 저는 짧은 머리의 제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싱글 때에는 여자는 머리도 패션이라는 둥, 머리가 길어야 여러 가지 모습으로 연출이 된다는 둥 주장하면서 머리 가꾸기를(머리뿐만이 아니라 외모 가꾸기를) 생명처럼 여기던 외모 지상주의였는데 마침내 50이 넘은 펑퍼짐한 아줌마가 되고 보니 일단은 내 맘에 들고 편한 게 좋아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특별한 날 외에는 주위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 외국 생활에 젖어 살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 봐도 숏커트는 얼굴이 자그마하고 귀여운 이들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머리를 감고 말리면 예전에 봤던 영화에 나오는 시베리아 겨울 벌판의 러시아군이 썼던 털모자 같은 느낌이 듭니다. 거기에다 헤어 무슈를 잔뜩 바르고 드라이로 마무리하면 전형적인 아줌마 스타일로 바뀝니다.
아줌마가 아줌마 스타일로 보이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문득 엊그제 함께 점심을 먹은 분께서 제게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60 중반에 가까운 나도 단발처럼 머리 손질하며 젊게 보이는데 굳이 머리를 그렇게 짧게 잘라 일부러 아줌마처럼 보일 필요가 있을까? 긴 머리가 어울려, 커트는 아닌 것 같아."
가족들의 난감한 표정에 그런대로 의식은 했지만 확실한 그분의 말씀을 듣고 나니 '아! 아직 내게는 숏커트가 안 어울리는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샴푸 하기 편하고 비록 옷들이 죄다 매치가 안 돼긴 하지만 시원하게 자른 제 머리를 저는 몇 달간이라도 즐길 생각입니다.


뜬금없이 제가 외모 이야기를 하니까 좀 의아하시지요?
하~.... ^^
실은 스트레스가 많은 여름이었어요.
그렇다고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구요, 그냥 제 숏커트 이야기로 비 오는 날 아침에 적어본 거지요.
무슨 스트레스냐구요?
흠, 예를 들면 2박 3일 동안 번갈아 운전하며 미 대륙을 횡단한다든지,
그것도 다녀온 지 2개월 만에 또....
여행이란 쉬엄쉬엄 하는 거지 무조 건 가는건 아니드라구요.
어쨌든 저는 미대륙을 자동차로 두 번씩이나 횡단했기 때문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요즈음 문득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평소에 관리를 잘 하는 게 좋겠지요.
많이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요?
열심히 살아 움직이면서 생활하는 동안 말입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받는 일상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바쁜 틈에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짬짬이 곁들이거나 좋은 글, 마음이 정화되고 활력과 에너지를 받는 글이나 문구를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 저처럼 먹는 것에 스트레스를 풀면 안 됩니다.
저의 단점이 성질나면 일단 먹는데 이젠 고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노트를 한 권 준비했습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때 앞장만 몇 장 쓰고 남은 건데 제가 앞 장은 뜯고 나니 새 노트입니다.
거기에 매일 먹는 음식과 양을 기록합니다.
그러자 저 스스로 의식이 되면서 무의식적으로 음식에 손이 가는 버릇이 줄었습니다.
모든 병은 음식으로 다스린다지요.
알면서도 절제하지 못했는데 일단 적기 시작하니 그래도 조금씩 절제 되는 것 같아 앞으로도 주욱 기록할 생각입니다.

건강!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챙겨야 합니다.
아프면 나만 서럽고 외롭습니다.
꼭 건강하십시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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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28, 2012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나서...

지금 영국 런던에서는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어젯밤 채널 4를 통해 개막식 현황을 보여 주었지요.
저도 모처럼 TV에 눈을 고정하고 웅장한 개막식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답니다.

정말이지
그렇게 멋진 장면들을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물론, 미리 녹화된 필름을 방영했기 때문에 중간마다 보여주는 광고 분량이 적진 않았지만 안 보았더라면 후회할만한 아주 훌륭한 개막식이었답니다.



"영국" 하면
먼저 문학이 떠오릅니다.
그 중, 제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저는 세계 명작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셰익스피어 동화집"을 읽으면서 자라왔으니까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서 당시의 식민지였던 '다이아몬드 광산의 나라'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대 문호 셰익스피어의 동화는 상상력과 창의력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품게 해 주었답니다.
물론 어린 저의 생각 속의 내면세계에서였지요.

오랜 세월 동안 그의 희곡에 나온 명대사들은 세기의 문필가들과 젊은이들이 마치 자신들의 지적 재산의 소유물인양 대화를 하는 도중에 한두 구절씩 읊조리거나 인용하곤 했지요.  

또한 그의 작품을 영화화하거나 연극화한 것들, 은은하게 들려오는 감미롭고 아름다운 주제 음악들.......
아련한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답니다. 



아~ 서설이 길었네요.
다시 런던 올림픽 개막식 이야기로 가야겠지요? ^^

개막식은 처음부터 조명과 의상과 무대 장치가 범사롭지 않았습니다.
마치 시 공간을 초월하여 영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 주는 듯, 잠재적인 영국의 현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예술 작품에 투사하여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 시키는 것 같았거든요.

저는 나중에 어느 기자분께서 쓴 글을 읽고 나서 그 모든 것들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히트 시킨 "대니 보일" 감독의 연출이었다는 것을 알고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자국민의 위상을 떨어트렸다는 관점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 영화는 대작이었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제가 두 번씩이나 보았거든요.

개막식에서는

무수한 어린이 병상 침대와 간호사를 통해 보여준 영국의 의료제도, 
산업혁명을 일으킨 일꾼들의 피와 땀의 발자취, 
월트 디즈니 영화와 명화들을 묘사한 아기자기한 영화의 세계, 
유명한 팝 아티스트의 음악과 춤, 
수많은 유명 인물과 일반 배우들이 등장하여 멋진 배경과 함께 거대한 올림픽 공연장을 일 촉의 빈틈없이 꽉 메운 것 같았답니다.
현란한 듯 정연한 그 모든 세계를 송두리채 이해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흠뻑 취한 예술 속의 감성안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

물론 오랜 전통 왕실을 가진 국가답게 품위있는 조명과 아름다운 성화 점화식도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또한, 코미디 배우들의 코믹 제스춰와 007 제임스 본드를 투입한 코믹물도 감쪽같이 저를 속였지요. 엘리자베스 여왕이 헬리콥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렸는데 저는 진짜인 줄 알고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휴대폰으로 TV를 향해 셔터를 눌렀거든요!

아, 저런
속아버렸네요! ^^
그녀는 가짜인 배우였답니다.
그 때, 진짜 여왕은
필립공과 함께 올림픽 경기장에 등장했습니다.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 뒤, 유쾌한 유럽스타일 조크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되었답니다.

객석에는 찰스 황태자와 카밀라 부인도 앉아 있고 엊그제 결혼한 왕손 커플과 동생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문득 다이애너비가 떠오르면서 잔잔히 애도가 되더군요.
그녀가 뭔 죄였는지.......
순수하고 세상 물정 모른 것도 죄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개막식으로 돌아가서,
드디어 세계 각국 선수들이 알파벳 순으로 입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정한 정장이나 고유 의상을 입은 선수들은 그 나라의 특색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지요.
저는 영화를 무지 좋아하고 어느 나라 영화든지 가리지 않고 다 보기 때문에 대충 각 나라 사람들의 생김새나 특징을 조금씩은 알고 있습니다.
눈에 익은 제가 아는 나라 선수들이 입장하면 마치 어린애처럼 재미있고 기뻤답니다.

외향적이고 호방한 기질의 국가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다른 선수를 목에 올려 태우고 등장했습니다. 물론 의상도 밝고 화려했지요.
한국 선수들은 점잖은 정장 차림으로  단정하게 입장하더군요.
문득 저는 늦게 나올 미국 선수들을 상상하며 나이로 보나 기질로 보나 그 친구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몸을 흔들며 나올 거로 생각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저의 예상과는 달리 미국 선수들은 넥타이와 머플러를 단정히 갖춘, 확실한 정장 차림에 공손한 모자까지 쓰고 등장하는게 아닙니까?

왜 그랬을까.......
아차, 영국은 미국의 모국과 다름없는 나라였던 것입니다.
일찍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와 귀화한 영국인들이 미국에서 자손을 낳고 뿌리내리고 살아 가면서 모국인 영국을 결코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미국에 나와 살고 있는 다수의 인종과, 코리안 아메리칸들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합니다.

어젯밤...
몇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런던 올림픽 세라모니를 감상하면서 감회가 새로운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웅장한,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고 권위적인, 의도적으로 연출된 거로 보이지만 정말 멋있는 개막식이었답니다.

제 생각에....
만약 한국에서 국제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면
먼저 촌스러울 정도로 가장 한국다운 서정성을 선보이고 나서
조금씩 개발된 모습들을 펼쳐가며 전체를 자연스럽게 접목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에 가면 지나치게 세련되고 현대화되거나 눈에 익은 일상적인 것보다는 뭔가 새롭고 특이한 그 나라만의 독특한 개성에 더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입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세라모니!

비틀스의 "Hey Jude!"가 잔잔히 귀에 메아리쳐 옵니다.

감사합니다.


Jul 28, 2012


안유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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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19, 2012

마른 대지 위에 촉촉이 내리는 비


오늘은 비가 내립니다.

올해는 더위가 빨리 찾아와 유난히 덥고 건조했는데 반가운 빗줄기가 하나둘씩 떨어지고 있네요.
모처럼 물기 머금은 수목들은 한층 더 싱그러운 녹색으로 하늘 향해 팔을 벌립니다.

아, 저런...
7월에는 미국 내 도시마다 Art Festival이 한창인데 Artist들에겐 그다지 반갑지 않은 비일 것 같네요.
그러나 진짜 축제의 진미를 아는 사람들은 내리는 비에 아랑곳없이 한 해 동안 열심히 작업한 Artist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Art Festival 그 자체를 즐기겠지요.
이 세상은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 다르니까요. ~^^ 

저도 7월엔 가족의 생일이 겹쳐 있어 나름대로 바쁜 시간이랍니다.
저희 집 생일 상차림은,
먼저 세 가지 음식을 생일 주인공에게 주문받습니다.
물론 나물과 샐러드도 음식에 포함되지요.
거기에 밥과 미역국, 케이크가 곁들여 집니다. 
조촐하지만 성의있는 생일을 챙겨 주는 게 제 나름대로 방식이랍니다.

올해는 날씨가 덥다고 생일 주인공들이 음식을 두 가지만 주문해서 속으로 은근히 좋았지요. ^^
 (ㅜ~ ㅂ ... ㅅ 들켰네요, 제 게으름이....... *^o^*)


요즈음 저는 한글을 잘 모르는 아이들과 영어권 친구들을 위해 작은 요리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주로 집에서 제가 직접 만드는 음식을 게재하여 집 떠난 많은 친구들이 엄마가 해준 음식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문득 인터넷 초창기에 팟찌의 요리 방에 들어가 "eb아줌마"란 필명으로 열심히 요리를 올렸던 기억이 나네요.
공공 요리 사이트는 열심히 하다 보면 왠지 의무감이랄까? 약간 밀리는 기분에 의해 기계적으로 레시피를 올리는 기분이 종종 들곤 했지요.
그래서인지 저는 자유로운 개인 블로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
그런데...
요리 레시피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 곁에서 턱 버티고 저를 쳐다보고 있네요.
눈에 단단히 힘을 주고요...

저는,
제 실력에 아랑곳없이 다른 레시피들을 참고해 가며 영어 레시피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눈치를 봐가며 검토받지요.
앞으로도 서두르지 않고 제가 만든 음식 레시피를 하나 둘, 올릴 계획인데 특히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 1.5세들이나 2세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좋은 레시피가 되었으면 합니다.

"엄마가 만든 음식"
여름날...
촉촉이 대지 위를 적시는 비와 함께 "온 세상의 자녀들" 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Jul 19, 2012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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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11, 2012

찐빵 이야기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도통 글 쓸 마음이 나질 않았거든요,
지난해부터 많이 피곤했답니다. ^^

각설하고~
오늘은 찐빵에 관한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혹시 "웬 찐빵?"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우리 가족은 앨러지와 감기로 몹시 고생했답니다.
지금도 완전히 낫진 않았지만 날씨가 하도 변덕스럽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미시간에는 4월까지 눈이 가끔씩 오다가 5월에 봄이 오곤 했습니다.
흔히들 "April Shower, May Flower!"라고 말하지요.

그런데 올해는 이상 기온인지 3월에 화씨 70도를 넘는 여름 날씨가 이어지더니 봄꽃들이 만발했고 4월이 되자 다시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서 추웠다가 따뜻해 지곤 한답니다.
당연히 보통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기 쉽고 날아다니는 꽃가루에 의해 앨러지 현상도 나타나지요.

감기에는 뭐니뭐니해도 얼큰한 육개장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파와 무를 넉넉히 넣고 뜨겁고 맵게 끓여 먹고 땀을 한바탕 푹 내고 자고 나면 조금은 가뿐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간식으로 모처럼 찐빵을 쪄 보았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았습니다.
집에 팥이 떨어졌길래 가까운 동양 마켙에 가서 구해와 소금을 넣고 푹 삶아 체에 건졌다가 푸드 프로세서에 돌려 설탕을 넣고 다시 냄비에 졸였더니 맛있는 팥앙금이 되었습니다.
마침 인터넷 요리 사이트에 다양한 찐빵 레시피가 훌륭하게 만들어져 있어 좋은 참고로 했지요. *^v^*

그릇에 버터 1큰술을 녹여 따뜻한 물 4/5컵(1컵보다 적게)과 설탕 1큰술, 이스트 1.5큰술, 베킹 파우더 1 작은술, 소금 1/4 작은술 보다 약간 많게 넣고 다시 잘 섞어 밀가루 1.6 컵(1컵 반보다 조금 많게, ** 웁스! 자세히 적으려니 좀.. 까탈스럽져~ ^^)을 넣고 잘 반죽합니다.
저는 반죽이 뭉쳐지면 아예 도마에다가 빨랫방망이 두드리듯이 탕탕 때려 줍니다.

잘 반죽이 된 밀가루를 조금 큰 그릇에 넣고 비닐랩을 씌운 후 싱크대에 따뜻한 물을 틀고 그곳에 30분 이상 두면 반죽이 잔뜩 부풀지요.

부푼 반죽을 쟁반에 밀가루를 뿌리고 50g 정도 둥글게 모양을 빚습니다.
다 빚은 후 팥 앙금을 둥글게 빚어 둥근 반죽을 펼쳐 앙금을 넣고 컵케잌 종이에 하나씩 놓습니다.

다시 30분 정도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킨 후 김이 오른 찜통에 8분간 찌면 Wow! 맛있는 찐빵이 완성됩니다.
다 쪄진 찐빵을 뜨거울 때 바로 먹거나 채반이나 쇠틀에 꺼내 완전히 식으면 냉장고나 냉동실에 두었다 레인지에 데쳐 먹으면 포근한 찐빵의 맛을 즐기게 된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께서는 찐빵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들리실진 모르지만 저희처럼 외국에 사는 경우, 더군다나 대도시가 아닌 곳에 산다면 찐빵을 만나기가 쉽지 않답니다. 물론 다른 한국 식품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원산지의 원재료라야만 제대로 된 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엔 인터넷이 잘 발달하여 평생 다 읽어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많은 정보와 레시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정보들이지요. ^^

저는 감기나 앨러지에 걸리면 기운이 가라앉을 때는 인삼이 좋고 열이 많이 날 때는 오렌지류가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체질인 경우입니다. 사실 저는 큰 편인데도 소음체질이거든요. 은근히 이율배반적이지요, 소음체질이라면 좀 하늘거리든지... 근데 그와는 정반대입니다. (너무 솔직했나요? ~^o^)
외국 생활이 솔직히 제 성격과는 두들겨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 그런건지... 아니죠, 구구한 변명은 하지 말기로 하고 진솔하게 얘기하면 제가 관리를 잘못해서 그렇습니다. 뭔가 생활이 바뀌어야 할 것 같죠.

찐빵..
맛있다고 너무 많이 드시면 얼굴이 진짜 찐빵같이 됩니다.
주의하시며 드시길 바랍니다. ^*^


4월이지요?
벌써 중순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왠지 요즈음에는 하릴없이 바빴기 때문에 시상도 잘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이야기는 "달빛"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분의 독자분들께서 읽으셨든지, 책이 많이 나가지 않았든지 간에 일단 접어 두기로 하고, 예술을 많이많이 사랑하는 진짜 예술을 하는 작가가 생생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이미지와 간접 경험과 많은 여행과 아련하고도 애절한 심상을 간접적으로 송두리째 실어 넣은 "달빛"은 은은한 밤하늘의 달빛처럼 영원히 우리 독자님들 곁에서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Apr 11, 2012

*** 안유형 드림 ***

Tuesday, February 14, 2012

Happy Valentine's Day!








Happy Valentine's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