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Thursday, April 28, 2011

4월의 비






안녕하세요!

YH입니다.

4월도 벌써 한발 한발 지나가나 봅니다.
초순에는 따사로운 봄기운을 보이더니 몇 주 전에는 눈이 왔고 요즈음 며칠 동안에는 비가 내립니다.

4월의 비......
문득 예전에 썼던 시의 제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언제였던가 비가 오는 날이면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종종 커피를 마시곤 했던 기억이 나곤 합니다.
제가 자주 갔던 곳은 음반으로 음악을 틀어주는 뮤직 박스가 있는 곳이었지요.

비가 오는 날이면 구수한 커피를 마시며 신청곡을 청해 듣곤 했는데 저는 클래식에서 팝송, 뽕짝까지 거의 모든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라 비에 관한 음악은 다 좋아한답니다.

비를 소재로 한 노래는 가사가 주로 심금을 울리는 내용이 많지만, 곡의 밀도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음색과 가창력은 심오한 타령에 맥이 이어지는 혼을 노래한 곡이 많아서 애절한 곡을 듣고 난 뒤에는 슬프다기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후련해지곤 했습니다.

비 오는 날,
차를 마시며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
그리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그 때는 미처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참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약간 보헤미안 기질이 있었는지 이따금 바다를 찾아가곤 했어요. (그래서 "달빛"에 바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곤 하지요. ^^)
물론 저 혼자입니다.
독자님들께서는 의아하게 생각하실진 모르겠지만 제가 워낙 취미가 많다 보니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를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거든요.
취미 생활에 익숙한 저는 종종 일요일이면 아침에 버스를 타고 바다에 가서 그곳에서 바다를 보고 돌아와 오후에는 각종 전시회를 둘러보곤 했습니다.

이따금 바다를 보고 오면 가슴속이 후련해지곤 했어요.
물가를 걷기도 하고, 물을 바라보고 몇 시간이고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기도 하고......
성격이 급하신 분들은 도무지 이런 저를 이해하시지 못할 겁니다.

아 참!
저는 친구도 많고 가족도 많답니다.
육 남매 중 다섯째 였으니까요. ^^

제 친구들은 매력적이고 참했기 때문에 다들 일찍 결혼했답니다.
저는 절대 중매(?)를 권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결혼을 미루다가 그 당시 여자나이 서른은 용납하기 어려운 시대라서 한국 나이로 스물아홉이 되던 해(1987년)에 선을 보고 결혼하게 되었지요.

"달빛"의 여주인공 현아 와는 많이 비교되지요? ^^
현아는 시골에 부모님께서 사시고 자매가 있고 자유롭게 사랑을 하고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게 되었으니까요.
아마 저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했으니까 소설을 통해서나마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글이란 참 매력있는 장르인 것 같습니다.
작가의 생각에 따라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저의 잠재적인 허영심(?)이 슬쩍 들켜버렸네요! ^^
피터나 쟌은 더할 수 없는 멋진 캐릭터이니까요......

피터는 여자라면 누구나 마음 설레일 수 있는 모습으로 그렸고
쟌은 제가 결혼하고 싶었던 이상형을 그렸답니다.


"달빛"에는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요.
여주인공 현아가 쟌의 식당에 음식 레시피를 만들어 주고, 플랭클린 교수부인 낸시와 친구들에게 한국요리를 강습한 이야기를 삽입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답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당시, 저는 음식을 전혀 할 줄 몰랐기 때문에 국제 전화로 한국에 통화해서 부랴부랴 음식 만드는 법을 종이에 받아 적었고, 식생활에 대한 예비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황당한 경험을 많이 겪었던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소설의 주인공만큼은 음식을 할 줄 몰라 쩔쩔매지 않는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캐릭터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물론 저는......
미국에 와서 처음 10여 년 동안은 앞 뒤 안보고 오로지 음식 만들기에 열공을 들였지요.
무수한 저의 요리 선생님 중, 한국에서 보내오거나 산재해 있는 공공 도서관의 요리책들과 한국의 각 지방에서 이민 오셔서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신 할머님들의 솜씨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로는 식당에서 먹었던 기억보다 더 깔끔하고 맛깔스럽게 음식을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늦게나마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5월이 오고 있지요?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4월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며 "달빛"의 주인공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Apr 29, 2011

*** Y H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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