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Friday, March 25, 2011

Bye Ms. Liz!






안녕하세요!

YH입니다.

며칠 전에 한 시대를 풍미한 할리우드 여배우 리즈 테일러의 타계 소식을 들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배우이고 또 아름다웠기 때문에 classic 영화 마니아들께서는 많이 서운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인간의 삶이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면 언젠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장춘몽인가 봅니다.
영웅도 미녀도 평범한 우리네 인생도 다 마찬가지인 거지요.

오래전 한국에 있을 때 저는 영화를 무지 좋아했습니다.
늘 개봉관 조조 프로를 보러 갈 정도로 새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영화비가 2,500원이었는데 이른 아침 10시나 11시에 시작하는 조조는 2,300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TV에서도 좋은 영화를 상영하곤 했는데 저는 주말의 명화들을 자정이 넘도록 즐겨봤답니다.

할리우드의 클래식 여배우 중, 가장 아름다운 배우를 꼽는다면 "오드리 헵번"과 "마릴린 먼로"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세 여배우가 떠오릅니다.
(물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멋진 배우들이 있지요.)

그 중 저는 오드리 헵번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오드리 헵번은 그레고리 펙과 열연한 흑백영화 "로마의 휴일"을 위시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는데 저는 연기보다도 그녀의 청순한 외모를 지금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마릴린 몬로 이야기는 제 소설 "달빛" 127쪽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피터가 현아에게 "돌아오지 않는 강"을 찍은 곳을 가리키는 장면이 전개되기도 합니다.
수많은 영화 중에서 가장 그녀를 잘 표현한 영화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There's No Business Like Show Business (1954년)"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마치 샤넬 No.5를 농축시켜 놓은 듯한, 짙은 향을 내뿜는 매혹적인 흑장미 같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배우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그녀의 영화는 거의 다 보았습니다.
제임스딘, 록 허드슨과 열연한 "쟈이안트"라든지 몽고메리 크리프트와 함께 한 "젊은이의 양지" 등에서 세기의 미녀인 리즈의 매력에 흠뻑 빠져도 보았지만 그래도 청순했던 그녀의 초기작이 제게는 신선하게 와 닿더군요.
"작은 아씨들"의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과 "National Velvet"에서 어리지만 당찬 연기를 보여 주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한 세기에 굵은 발자국을 남기고 간 영화계의 큰 별임이 틀림없습니다.

아름다움......
과연 아름다움이란 뭘까요?

마치 꽃처럼 우리 인간도 젊었을 적에는 화려하게 그 향기를 내뿜다가, 날이 지나면 차차 꽃이 시들어 가듯이 우리 인생도 한발 한발 노년을 향해 다가 갑니다.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이지요.
가만히 놔두어도 시간은 흘러가고 이 밤을 지새고 나면 어김없이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글로서리에서 장을 보고나서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서 있을 때, 진열대 위의 매거진 표지를 장식하는 리즈의 아픈 모습이 눈에 띄곤 했습니다.
그녀가 건강 관리를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녀는 갔지만 그녀의 고왔던 모습과 주옥같은 명화들은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 YH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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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13, 2011

두 일본 부인 이야기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저희 동네에는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주는 곳이 있었습니다.
(IMF 이후에 유료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막내가 유치원에 들어가자 저는 오전 클래스에서 미국에 처음 온 외국인들 틈에 끼어 미국의 세시풍습과 문화에 대해서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 클래스에는 저처럼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온 주부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한 부인이 기억에 남아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

한 학기가 끝나고 마지막 날, 클래스에서 피크닉을 갔습니다.
전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일은 각자 음식을 한가지씩 가지고 와서 한꺼번에 차려놓고 점심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 말을 가볍게 생각하고 아마 머핀을 사가지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튿날, 공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집에서 가지고 온 음식을 피크닉 테이블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보통 학생들은 저처럼 닭튀김이라든지 샐러드나 빵 등을 사오거나 음료수나 과자를 가져왔는데 한 젊은 부인이 조심스럽게 찬합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거기에는......
예쁘고 정성스럽게 만든 아기 주먹만 한 스시가 골고루 줄을 맞춰 담겨 있었습니다.

스시는 맛도 훌륭했습니다.
그때 저의 충격과 놀라움은 말할 수 없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물어보는 저는 그 부인에게 물었습니다.
"언제 이 스시를 만들었나요?"
"아,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서 만들었어요!"

저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ESL CLASS PICNIC을 위해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 스시를 만들다니.......
재료는 전날 미리 준비해두었던 것 같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몸집이 자그맣고 깔끔한 그 일본 부인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후로 어느 모임이건 음식을 만들어 가야 할 때면 저 나름대로 성의껏 준비하는 버릇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정말 고마운 교훈이었습니다.


9년 전이던가 제가 커뮤니티 클래스에서 도자기를 시작한 지 2~3년쯤 되던 이야기입니다.

첫해는 누구나 다 그렇듯이 버벅거리다가 두어 해 지나자 조금씩 작품에 꼴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클래스에 저보다 나이가 어린 일본 부인이 두 명 다녔습니다.
그 중 한 부인의 이야기 입니다.

참 성실해 보이는 그 부인은 아기가 없었습니다.
취미 생활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부인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제게 작품의 아이디어와 색감에 대해서 물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에 잠깐 짬을 내서 도자기를 하러 가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시간 뺏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음, 이해해 주시길 바라구요~ 작품을 만드는 동안 정신을 집중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 부인이 상냥한 미소로 물어오자 시간을 내서 가르쳐 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어찌나 좋아하면서 고맙다고 하던지 가르쳐 주면서도 시간이 아깝다거나 하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정말 젊고 귀여웠던 그 부인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 만난 여러 일본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 일본 부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지진으로 인해 재난을 당한 보도를 계속 접하고 있습니다.
너무 놀랍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면서 배울 점이 많았던 일본이었습니다.
잘하기 때문에 무언가 배울 수 있고 배움으로써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곳에 사는 어느 누구라도 인명이 가장 소중하고 귀한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일본에 생겼는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자연재해인가 봅니다.
말도 행동도 진리도 그 무엇도 안 통하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더는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할 텐데 들려오는 것은 암울한 소식들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께 마음으로나마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Mar 14, 2011

*** YH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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