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장편소설 "달빛(月光)"의 작가 안유형(본명 안경희 安景姬)의 홈페이지입니다.

Friday, September 14, 2012

9월이 벌써 중순에 접어들었어요!


유난히 덥고 일도 많던 8월이 가고 고개를 들어보니 9월이 성큼 눈앞에 와 있네요.
9월도 벌써 2주가 지났구요, 보름 후면 추석이 돌아옵니다.
담장 밑에는 부드럽고 연한 호박에 씨가 여물며 살이 단단해지고 유난히 비가 안 와 자라지 않은 깻잎은 봉우리마다 촘촘히 족두리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온 게지요.

- 인간사 고이 접어 나빌레라~ -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언제부턴가 생각이 착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울 건 비우고 버릴 건 버리고 할 일은 하고......

어언 30년 만에 숏커트를 했습니다.
오랫동안 한 번 바꿔봐야지 하고 단단히 벼르다가 20 여일 전에 용기를 내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그런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는 제가 거울을 보고 이쪽저쪽 가위로 자르다 보니 그만 몽땅 짧아져 버렸네요. ^^

그래도 저는 짧은 머리의 제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싱글 때에는 여자는 머리도 패션이라는 둥, 머리가 길어야 여러 가지 모습으로 연출이 된다는 둥 주장하면서 머리 가꾸기를(머리뿐만이 아니라 외모 가꾸기를) 생명처럼 여기던 외모 지상주의였는데 마침내 50이 넘은 펑퍼짐한 아줌마가 되고 보니 일단은 내 맘에 들고 편한 게 좋아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특별한 날 외에는 주위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 외국 생활에 젖어 살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 봐도 숏커트는 얼굴이 자그마하고 귀여운 이들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머리를 감고 말리면 예전에 봤던 영화에 나오는 시베리아 겨울 벌판의 러시아군이 썼던 털모자 같은 느낌이 듭니다. 거기에다 헤어 무슈를 잔뜩 바르고 드라이로 마무리하면 전형적인 아줌마 스타일로 바뀝니다.
아줌마가 아줌마 스타일로 보이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문득 엊그제 함께 점심을 먹은 분께서 제게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60 중반에 가까운 나도 단발처럼 머리 손질하며 젊게 보이는데 굳이 머리를 그렇게 짧게 잘라 일부러 아줌마처럼 보일 필요가 있을까? 긴 머리가 어울려, 커트는 아닌 것 같아."
가족들의 난감한 표정에 그런대로 의식은 했지만 확실한 그분의 말씀을 듣고 나니 '아! 아직 내게는 숏커트가 안 어울리는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샴푸 하기 편하고 비록 옷들이 죄다 매치가 안 돼긴 하지만 시원하게 자른 제 머리를 저는 몇 달간이라도 즐길 생각입니다.


뜬금없이 제가 외모 이야기를 하니까 좀 의아하시지요?
하~.... ^^
실은 스트레스가 많은 여름이었어요.
그렇다고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구요, 그냥 제 숏커트 이야기로 비 오는 날 아침에 적어본 거지요.
무슨 스트레스냐구요?
흠, 예를 들면 2박 3일 동안 번갈아 운전하며 미 대륙을 횡단한다든지,
그것도 다녀온 지 2개월 만에 또....
여행이란 쉬엄쉬엄 하는 거지 무조 건 가는건 아니드라구요.
어쨌든 저는 미대륙을 자동차로 두 번씩이나 횡단했기 때문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요즈음 문득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평소에 관리를 잘 하는 게 좋겠지요.
많이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요?
열심히 살아 움직이면서 생활하는 동안 말입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받는 일상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바쁜 틈에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짬짬이 곁들이거나 좋은 글, 마음이 정화되고 활력과 에너지를 받는 글이나 문구를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아, 저처럼 먹는 것에 스트레스를 풀면 안 됩니다.
저의 단점이 성질나면 일단 먹는데 이젠 고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노트를 한 권 준비했습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때 앞장만 몇 장 쓰고 남은 건데 제가 앞 장은 뜯고 나니 새 노트입니다.
거기에 매일 먹는 음식과 양을 기록합니다.
그러자 저 스스로 의식이 되면서 무의식적으로 음식에 손이 가는 버릇이 줄었습니다.
모든 병은 음식으로 다스린다지요.
알면서도 절제하지 못했는데 일단 적기 시작하니 그래도 조금씩 절제 되는 것 같아 앞으로도 주욱 기록할 생각입니다.

건강!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챙겨야 합니다.
아프면 나만 서럽고 외롭습니다.
꼭 건강하십시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안유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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